국회는 28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정부가 제출한 동티모르 파병 동의안을 야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표결에 붙여 통과시켰다.당초 동의안 처리를 실력저지키로 했던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의총에서 입장을 선회, 본회의에 참석해 반대토론을 벌인 뒤 표결이 시작되자 집단 퇴장함으로써 여아간 물리적 충돌 등의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이에앞서 한나라당은 의총에서 파병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이회창(李會昌)총재간의 총재회담을 긴급 제안키로 하고, 여야 총무회담을 통해 이를 여당측에 제의했으나 여당측은 『일단 동의안을 표결처리한 뒤 차분하게 국정을 논의하자』며 거부했다. 여야가 오후 늦게까지 동의안 표결 처리 여부를 놓고 팽팽하게 대립함에 따라 오후2시로 예정됐던 본회의가 여러 차례 연기되는 등 국회는 한동안 파행을 겪었다.
국회는 당초 이날 다룰 계획이었던 대법관 3명의 임명동의안 표결과 여당 추천 중앙선관위원 선출의 건은 내달 2일로 미뤘다.
오후의 한나라당 의총에서 대다수 의원들은 『국민에게 야당의 반대 의사를 명확히 알리는 데에는 단상 점거 등의 실력 저지보다는 충분한 반대토론이 더 효과적』이라는 의견을 개진했고 이총재 등 지도부는 이를 수용했다.
이에비해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각각 오전에 의원총회를 열어 『이번 파병은전쟁용이 아니라 질서·평화 유지용이며 인도네시아 정부도 환영하고 있는 일』이라며 동의안 처리 강행 방침을 재확인했다.
통일외교통상위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회의를 열어 파병동의안을 심의했으나 여야가 찬반으로 엇갈려 첨예하게 대치하는 바람에 결론을 내리지 못해 결국 박준규(朴浚圭)국회의장이 직권으로 동의안을 본회의에 회부, 상정했다.
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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