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NBC TV의 신작 수요 드라마 「웨스트 윙」(West Wing)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웨스트 윙은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가 있는 백악관 서쪽 부분. 이름처럼 대통령과 핵심 비서진의 일상을 다룬 이 드라마는 지난 22일 첫 전파를 탄 이후 정가는 물론 안방에서도 화제를 뿌리고 있다. NBC측은 에미상 수상자인 토마스 슈레임 등을 제작에 참여시키고 디디 마이어 전백악관대변인을 자문역으로 선임하는 등 상당한 공을 들였다는 후문. 방송시간대도 프라임 타임인 밤 9~10시.등장 인물은 현재의 백악관 진용을 빼닮아 「지퍼 스캔들」등 민감한 소재를 지나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극중 조사이어 바틀렛 대통령(마틴 쉰 분)은 뉴햄프셔주 출신의 민주당원. 그는 이해집단의 요구에 아랑곳하지않고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에 충실한 시골뜨기 변호사다. 또한 여배우 앨리슨 재니가 맡은 그레그 대변인은 하루종일 기자의 질문을 능수능란하게 넘어가는데만 골몰한다. 부대변인(롭 로웨 분)의 경우 정치적인 수완이 뛰어나지만 우연히 매춘부와 잠자리를 했다 그녀의 폭로로 해고될까 염려하는 인물로 나온다.
백악관은 내심 불편한 심기를 보이고 있다. 조 록하트 백악관 대변인은 『대중문화는 청소년의 시각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점잖게 꼬집었다. 그는 또 『백악관의 일상은 잔디가 자라는 것처럼 복잡한 정책의 진전과정』이라며 현실성이 떨어짐을 강조했다. 뉴욕타임스는 『소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못했다』고 혹평했다. 그러나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지지않은 백악관 내부를 다룬다는 점에서 이 드라마는 지속적인 인기를 누릴 것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정희경기자
hkju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