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자연, 미래의 삶」이라는 주제 아래 강원 속초시에서 강원국제관광엑스포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11일 엑스포가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50여만명이, 추석연휴 중인 25일 하루에도 9만5,000명의 관광객이 속초로 몰려 들었다. 28일에는 세계관광의 날(27일)을 기념하여 엑스포 행사장에서 관광진흥촉진대회도 열린다. 이 대회에서는 새 천년을 앞두고 정부의 관광산업 육성에 대한 의지와 비전이 재천명될 예정이다.강원도는 이 엑스포에 국내외 관광객 300만명 정도가 찾아옴으로써 강원지역이 세계적 관광지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계 60개국의 78개 지방정부가 참여한 이 엑스포는 참소리박물관과 등불전시관 등 특색있는 전시관들도 갖추고 있다. 또 3개 공연장에서는 러시아국립서커스단 등 해외 참가국의 공연과 이벤트가 폐막일인 다음달 30일까지 진행된다.
명산 설악산을 끼고 아름다운 동해가 펼쳐져 있으나, 관광 외의 다른 산업에서는 기반이 약한 강원도에서 국제관광엑스포가 열리는 것은 자연스런 일로 보인다. 속초시가 있는 설악권은 전국 어느 관광지 보다 숙박시설이 잘 돼 있고, 도민들의 엑스포 행사에 대한 애정과 관심도 많아 진행에도 비교적 무리가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번 엑스포를 통해 한때 해외로 몰려나가던 우리 관광객의 한 줄기가 강원지역으로 돌려졌으면 한다.
특히 IMF 경제난을 겪고 있는 지금 강원엑스포가 국내관광을 활성화하여 외화를 절약하고, 그를 바탕으로 외국 관광객을 보다 적극적으로 유치하는데 기여했으면 한다. 강원지역 관광 활성화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교통의 불편이라고 판단된다. 정부와 강원도는 이번 국제관광엑스포를 계기로 장기적 차원에서 교통문제에 접근하여, 강원지역을 사계절 관광·휴양지로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면 한다.
엑스포 등 국제적 행사유치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근래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이 국제 행사유치에 의욕을 보이고 있으나 정밀한 운영계획과 효과분석도 없이 유치하는 바람에, 여러 국제행사가 비슷한 문화행사가 되면서 지역적 특성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최근 정부가 지자체 등의 무분별한 국제행사 유치를 막기 위해 10억원 이상의 국고지원이 필요한 국제행사는 사전심의를 통해 유치여부를 결정키로 한 것은 적절한 조치라고 판단된다. 자칫하면 마구 유치된 국제 행사가 일회성 겉치레로 흐르면서, 지자체와 정부의 예산을 낭비하는 주범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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