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는 최종예선이다」.27일 잠실벌에서 한·일 올림픽축구대표팀 2차 평가전을 갖는 한국의 허정무감독과 일본 트루시에감독의 한결같은 출사표에도 불구하고 두감독의 속내는 「절대 질 수 없다」며 배수의 진을 치고 있다.
20세기 마지막 한·일전인데다 승부사 기질이 강한 44세의 동갑내기 사령탑끼리의 자존심 대결까지 가세, 6일 앞으로 다가온 시드니올림픽 최종예선보다는 21세기 한일 축구의 운명을 가늠하는 중요한 일전에 양국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7일 도쿄 1차전에서 1-4로 치욕적인 패배를 당한 허정무감독은 「설욕의 기회」라기보다는 최종예선을 앞둔 「전력재점검」에 무게중심을 두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기존의 3-4-3 전술을 포기하고 미드필드를 강화한 3-5-2 전술로 일본 공략에 나서는 것만 봐도 그의 각오를 짐작하고 남는다.
투톱에는 이동국(20·포항)과 최철우(22·고려대)가 나선다. 이동국은 1차전의 패배로 입은 자존심 회복을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고, 후반 교체투입돼 1골을 잡아낸 최철우는 최종예선을 앞두고 골게터로서 마지막 시험대에 오른다.
두 선수의 플레이스타일은 정반대. 이동국이 순간적인 슈팅력과 골결정력이 뛰어난 반면 최철우는 지구력과 스피드를 겸비해 쉴새없이 수비진을 교란하며 찬스를 포착하는 스타일이다.
그러나 어차피 승부는 미드필드싸움에서 갈릴 전망이다. 1차전에서 나카타가 이끄는 일본에 완패한 허정무사단은 허리를 강화, 미드필드부터 압박수비를 펼칠 계획이다. 이관우 김도균 김남일 등 미드필드요원을 총동원, 나카무라가 이끄는 일본 미드필드진과 한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서기복이 왼쪽 윙백으로 데뷔하고 박진섭은 오른쪽 윙백으로 예전의 날카로운 측면돌파를 준비하고 있다. 수비라인은 1차전 선발 멤버인 박재홍 박동혁 심재원이 다시 나와 속죄의 그물망 수비를 펼친다.
2차전에 나서는 일본은 나카타(22·페루자)가 빠진 자리에 나카무라(21·요코하마)가 공백을 메우며 게임을 조율한다. 공격은 1차전에서 2골을 넣었던 히라세(22·가시마 앤틀러스)와 1차전서 국가대표 차출로 빠졌던 야나기사와(22·가시마 앤틀러스)가 투톱으로 나서 공격력은 오히려 강화된 양상이다.
더욱이 일본은 1차전에서 완승을 거둔뒤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있어 나카타가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치열한 접전을 벌일 전망이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