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지를 지나다보면 전경이나 의경들이 짝을 지어 거리를 왔다갔다 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80년 무렵부터 시작된 전·의경의 방범활동입니다.경찰청에 따르면 현재 전·의경은 모두 5만여명으로 방범순찰, 경찰업무보조, 시위 등에 투입되는 기동대 국가중요시설이나 외국공관 등의 시설경비 대간첩작전을 하는 전경대 비상시 긴급출동하는 타격대 등으로 편성돼 있습니다. 이중 경찰관 보조업무자와 전경대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방범활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들 전·의경들은 5·6공시절처럼 시민들을 대상으로 검문, 검색까지는 하지 않지만 똑같은 복장을 하고 2명씩 짝을 이루며 거리를 순찰한다는 점에서는 80년대와 똑같습니다. 경찰청은 이와 같은 전·의경 방범체제가 국가의 치안을 위해 필요하며 『시민의 거부감때문에 활동을 중단시킨다면 각종 범죄가 극성을 부려 결국 손해는 시민이 볼 것』이라고 주장(정선모·鄭善模 방범기획과장)하는 반면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이들은 평범한 시민조차 요주의 인물로 보았던 80년대의 산물이라고 비판합니다. 전·의경이 일정거리를 왕복하며 치안을 돕는 행위를 당신은 어떻게 보십니까?
▶ 거리에 서 있는 전경들을 보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런 할 일 없이 같은 곳을 왔다 갔다 하는 것을 보면 시계바늘이 돌아가는 것 같다. 사람에게 가장 힘든 일이 단순반복작업이라던데 아무런 목적없이 하루를 길에서 보낸다는 것은 시간낭비고 체력낭비고 예산낭비에 인력낭비이다. 대부분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전경들의 순찰은 없어져야 한다. /백수보이·천리안
▶ 꼭 전경들이 거리에서 지켜야 하는 지 의문스럽다. 시위상황이 발생하면 그때 출동해서 단속을 하면 되는 것이고 아무 일 없이 전경을 배치해두는 것은 인력낭비이다. /AA1216·천리안
▶ 있는 것 자체는 반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눈빛과 표정은 기분이 나쁜다. 시민들이 범죄자도 아닌데 위압하는 눈빛으로 보는 것은 좋지 않다. 부드러운 표정으로 거리를 지켰으면 한다. 모르는 길도 서슴없이 물을 정도로 말이다. /MERCY99·천리안
▶ 주요 시설이나 대사관 등을 지키기 위해 전·의경을 배치하는 것은 무리가 많다. 주요 시설의 경비는 관공서나 대사관등 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하거나 전자방범시스템을 쓰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전·의경은 거리 순찰보다는 일선 경찰서에 배치해서 민생치안유지에 힘쓰도록 해야 한다. /YHC519·천리안
▶ 전경은 서울올림픽을 유치하면서 도심 경비강화와 전쟁억지라는 이름으로 5공시절 급증했다. 사회문제를 법과 규칙에 의해서가 아니라 억지와 강권으로 해결하려던 과거 정권이 진압용 경찰로 만든 것이 전경이다. 과거와 같은 시위가 적은 요즘, 이들은 경찰과 맞먹는 인원을 갖고도 보조수단으로밖에 쓰이지 못한다. 오히려 떼로 뭉쳐다니며 놀기에 바쁜 인상이다. 그저 걸어다니는 것으로 방범이 가능할까. 경찰인력과 과도한 근무시간을 고려해볼 때 매순간 치안에 투입되는 인력은 엄청난 셈이다. 그런데도 밤길을 안전하게 걷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전경을 과감히 줄이고 그 대신 경찰의 처우개선과 경찰의 질을 높이는데 그 예산이 투입된다면 경찰들의 자세도, 치안의 질도 크게 달라질 것이다. /PKO3076·천리안
다음주 주제는 「길거리 선교」입니다. 길거리나 지하철을 타면 큰 목소리로 자신이 믿는 신앙을 강권하는 길거리 선교자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적극적인 신앙의 실천자입니까, 아니면 종교의 자유를 올바로 이해하지 못하는 일탈자들입니까. 당신의 생각을 원고지 1~2매 내외로 보내주십시오.
서화숙
hssuh@hk.co.kr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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