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대통령들이 나란히 서서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이 국민들의 눈엔 어떻게 비쳤을까. 우리의 정치가 그만큼 성숙했다는 징표로 본다면 여유있는 모습이 될 것이고,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별 감흥이 없을 것이다. 대통령들 옆에 김종필총리도 함께 섰다. 그가 왜 이 자리에 끼여 있을까. 어느 신문만평은 그를 「대통령 대우」라고 꼬집었다.■4명의 대통령들은 지금 함께 앉아 덕담을 나누지만 한 때는 서로 탄압 박해 보복, 애증이 엇갈린 악연의 사람들이었다. 그들을 화해시킨 것은 흐르는 시간, 바로 역사다. 그런데 김영삼전대통령은 빠져있었다. 그가 화해를 못할 만큼 시간의 흐름이 짧았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최근 공교롭게도 바로 그에 관해 알듯 모를듯한 얘기가 전해지고 있다. 그가 재임시절 중요한 보고를 1~2분 정도 받으면 탁상시계를 봤다는 것이다. 보고 내용을 모르거나 귀찮아 했다는 뉘앙스다. 정치적 감각등에 비춰 볼 때 그는 머리가 나쁜 사람은 아니다. 그는 어쨌거나 서울대를 졸업했다.
■이 참에 대통령들의 학력을 비교해 보자. 이승만(美 프린스턴대) 윤보선(英 에든버러대) 박정희(日 육사) 최규하(만주 대동학원) 전두환·노태우(육사)전대통령등은 통칭 대학졸업의 학력이다. 김대중대통령은 목포상고 졸업으로 학력은 높지 않지만 지적수준은 역대 대통령들에 떨어지지 않는다.
그는 「대중경제론」이라는 경제이론서를 펴낼 정도로 수준 높다. 그가 동교동 시절 서재로 쓰던 자택 「지하벙커」에 들어 가 본 사람들은 그의 손 때가 묻어 있는 책들이 서가에 가득한 것을 보고 놀랐다. 어떤 학력과 머리를 소유했든 우리 옆에는 지금 5명의 「대통령들」이 있다. 그들 모두 한 시대를 이끌었던 대통령으로 나름의 경륜을 쌓은 「인적자산」이라는 시각에서 새롭게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종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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