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수출공단] 추석잊은 산업현장, 일감 밀려 고향길도 미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수출공단] 추석잊은 산업현장, 일감 밀려 고향길도 미뤄

입력
1999.09.23 00:00
0 0

『일거리가 산더미처럼 쌓여 고향길을 잠시 미뤘습니다』인천 남동공단의 전자부품업체인 ㈜하이테크교덴의 생산라인은 올 추석 연휴에도 멈춰서지 않는다. 연휴를 하루 앞둔 22일에도 직원 260여명이 모두 나와 밀린 주문을 맞추느라 라인 앞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공장 앞마당에는 완성품을 가득 실은 대형트럭과 지게차가 쉴새없이 오갔다.

하이테크교덴은 TV와 휴대폰 등 각종 전자제품과 정밀기계의 회로도를 형성하는 초록색 판인 PCB(인쇄회로 기판)를 하루 평균 3,000~4,000개씩 생산해낸다. 올들어 전자업종의 호황으로 삼성 현대 등 대기업들로부터의 주문과 수출오더가 쏟아지면서 하루 2교대씩 24시간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그래도 납기를 맞추는데는 턱없이 모자라 생산라인 근로자 70명이 자발적으로 휴가를 반납하기로 했다. 고향에 가지 못해 아쉽지만 두둑한 상여금에 생기가 넘친다. 이 회사 정 철사장은 『직원들이 앞장서서 회사를 먼저 생각하고 성수기에 휴일없이 일한 덕분에 올 매출은 지난해보다 훨씬 늘어 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인근 섬유가공업체인 ㈜일심과 대공기계도 연휴를 잊기는 마찬가지다. 근로자들이 순번제로 근무하면서 하루도 라인을 중단하지 않는다. 인천 남동공단에서만 20여개 업체가 이번 추석 연휴동안 생산설비를 풀가동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요즘 호황을 누리고 있는 자동차와 반도체, 정보통신 업계는 내수신장과 수출회복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기아자동차 화성공장과 소하리공장은 이미 몇개월째 휴일을 잊은지 오래다. 「카니발」 생산라인은 26일에도 주·야간 정상근무할 예정. 조립2부 조성수생산과장은 『지난해 추석 때만 해도 축구장 몇배나 되는 야적장도 모자라 인근 축구장까지 재고차량이 빼곡했는데 요즘엔 생산된 차가 하루도 안 기다리고 바로 출하된다』며 『불과 몇개월 사이 이렇게 달라질줄 몰랐다』고 말했다. 대우자동차 창원공장 마티즈 라인도 수출물량을 대기위해 25일부터 근무한다.

삼성전자 삼성코닝 현대전자 현대반도체 LG필립스 LCD 등도 추석연휴동안 24시간 가동한다. 삼성전자 기흥공장 생산직 근로자들의 경우 3개조로 나눠 1개조만 쉬고 나머지 2개조는 근무를 계속해야 한다. LCD제조팀 권혁찬대리는 『대부분 직원이 귀성을 포기했지만 생산되는 제품 하나하나에 우리 경제의 미래가 달려 있다는 생각에 서운해할 시간조차 없다』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