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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천년] '훈민정음 세계' 활짝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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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천년] '훈민정음 세계' 활짝 열린다

입력
1999.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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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은 순정음(純正音), 즉 잡음이 섞이지 않은 순수한 음성기호체계입니다. 지구촌의 어떤 언어나 음성도 훈민정음을 응용해 완벽하게 문자화 할 수 있습니다』새천년 준비위원회 국제정음기호(IPH:International Phonetic Hunminjeongeum)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경희대 진용옥(陳庸玉·56·전기공학) 교수는 훈민정음 체계를 기초로 전세계 언어의 문자화를 추진하고 있다.

『대학시절 학비를 벌기 위해 텔레타이프 수리를 했습니다. 일본어나 한자를 텔레타이프로 전송시하려면 까다로운 기술이 필요했지만, 한글은 전기적 신호로 완벽한 전환이 가능했습니다. 이후 이에 대한 연구를 결심했습니다』 진교수는 훈민정음의 과학성을 전기공학과 접목시키는 연구를 35년간 일궈왔고 그 성과가 바로 IPH의 개발이었다.

진교수는 각종 과학적 실험을 통해 언어를 문자화하는데 있어 로마자보다 훈민정음이 우수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진교수는 『로마자의 경우 24개의 알파벳으로 이뤄져 있지만 발음기호는 무려 100개가 넘는다』며 『훈민정음은 28자 자체가 발음기호여서 몇개의 유성음 기호만 추가하면 어떤 언어라도 완벽하게 표기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러한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진교수는 우선 무문자(無文字) 소수민족들에게 IPH를 보급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진교수는 『유네스코에 따르면 세계 약 3,000여 종족이 문자가 없어 그들의 언어와 역사가 소멸할 위기에 처해있다』며 『현재 미국 뉴욕 주립대 세종학연구소와 공동으로 모호크족(族) 등 미국 인디언 부족에게 IPH로 그들의 언어를 문자화 해주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진교수의 궁극적 목표는 IPH를 세계 정보화의 표준기호체계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모든 언어의 기호화가 가능해지면 인터넷 등에서 훈민정음이 국제공용문자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컴퓨터를 비롯한 우리 생활의 모든 기계들은 음성으로 통제될 것이므로 모든 언어에 응용가능한 IPH는 무한한 사업적 가능성도을 지니고 있다』는 진교수는 새로운 천년에는 훈민정음의 우수성이 문화적 차원을 넘어 경제적 차원에서도 검증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훈기자

ju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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