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 태풍 피해가 걱정이다. 중국으로 가던 태풍 앤이 방향을 바꾸어 한반도 허리를 지나가며 뿌린 비로 다 된 농사를 망친 곳이 많다. 이 비바람이 지나가기도 전에 남쪽 먼바다에서 18호 태풍 바트가 고개를 곧추세우고 올라와 벌써 남부지방이 간접 영향권에 들었다. 앤이 뿌린 수백 ㎜의 비로 다 익은 벼가 쓰러진 논이 1만 ㏊가 넘는다니 풍년기약이 물거품이 될지 모른다. 비바람에 떨어진 과일과 침수로 인한 소채 피해가 늘어나고, 며칠동안 출어를 못해 수산물 공급까지 달리는데, 추석수요가 겹쳐 값이 다락같이 치솟고 있다.여기다 또 태풍이 스쳐가면 피해가 얼마나 늘어나게 될지 예측하기도 겁난다. 지난 여름 수재를 입은 경기·강원 북부지방에서는 피해복구가 끝나기도 전에 다 지은 농사를 망치게 됐으니 3년간 계속되는 그들의 재해가 가슴 아프다. 추수를 앞둔 벼가 쓰러졌어도 일으켜 세울 일손이 없어 농민들만 발을 구르는 현실도 안타깝다. 쌀 한톨, 배추 한포기라도 건지려는 농민들의 일손을 돕고 격려하는 비상 인력동원 체제가 아쉽다.
큰비와 강풍으로 인한 사고예방 대책과 귀성교통 대책도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 22일 오후부터는 귀성이 시작돼 사실상 5일 연휴 명절분위기에 젖어들게 된다. 관공서도 기업도 단체도 느슨한 마음으로 연휴를 즐기다 불시에 돌발사고가 일어나면 대응이 늦어지고 당황하게 돼 수습을 그르치게 된다.
작년보다 나아진 추석경기로 귀성인파도 크게 늘어날 전망인데, 귀성길에 작은 사고라도 일어나면 수만 수십만명에게 피해가 전파된다. 궂은 날씨로 비행기가 결항하고, 도로나 철길이 막히는 사고라도 일어나면 도로교통 혼잡이 가중될 것이다. 관계당국은 비상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국민들은 재해의 시름에 빠진 농어민과 도움의 손길을 나누는 한가위 연휴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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