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바로 도미니칸 용병투수 기론(27)의 재계약 여부. 당초 기론을 데려올 때만 해도 내년 시즌까지 재계약할 계획이 없었는데 최근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기론이 예상밖의 호투로 팀에 큰 보탬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론의 활약이 결정적으로 두드러져 보인 것은 19일 해태전. 선발 기론은 완투하며 팀의 승리를 지켜내 드림리그 1위를 고수하는데 견인차가 됐다.
특히 이날 승리는 전날 해태에 7-2로 이기고 있다가 7-10으로 역전당하고 난뒤의 설욕. 롯데팬들로서는 전날 어이없는 패배를 당한뒤 사기가 떨어진 상태에서 승리를 낚아 더욱 값어치있게 느껴졌다.
이날 9회초까지 5-1로 여유있게 앞서가던 롯데는 9회 기론이 2안타 1볼넷으로 2실점, 두점차까지 추격당했음에도 투수교체를 하지 않았다. 기론이 코칭스태프로부터 신임을 받고 있다는 증거. 기론은 35타자를 맞아 8안타 2볼넷으로 3실점하며 결국 승리를 거머쥐었다. 전날 잘 던지던 선발 박석진을 7-2의 리드상황서 교체했다가 구원투수들의 난조로 역전패당했던 악몽을 씻는 순간이었다.
기론은 이날 승리까지 8월9일 부산 쌍방울전 이후 5연승을 구가중이다. 올시즌 5승을 모두 연승으로 장식하고 있는 것. 최근 9경기 등판에서 한번도 패하지도 않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8월18일 현대전에서 국내 최고투수 정민태와 선발 맞대결을 펼쳐 완승을 거두는 등 완투승도 2번. 19일까지 5승1세1패로 방어율은 3.00으로 수준급이다.
6월중순 한국 프로야구에 뛰어든 기론은 당초 구단이 별 기대를 하지 않았던 선수. 트라이아웃 캠프에서도 롯데가 4순위로 지명만 하고 계약은 하지 않았었다. 독립리그에서 30세이브를 거뒀던 마무리 전문 길포일과 계약을 해버렸기 때문. 그러나 길포일이 시즌 초반 기대에 못미치는 부진을 보이자 서둘러 기론으로 교체한 것.
기론 역시 처음에는 부진했었다. 코칭스태프도 『중간계투로 1~2이닝만 막아주면 다행』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후반기리그 들어서면서 갈수록 피칭내용이 좋아지며 한국무대에 적응해 내고 있다.
때문에 롯데 코칭스태프는 기론과 재계약하는 방향으로 마음을 굳히고 있다. 김명성감독의 말대로 『10승은 무난한 선발 투수감인데 재계약하지 않을이유가 없다』는 것.
기론의 활약이 두드러지자 다른 구단에서도 롯데에 기론과의 재계약 여부를 묻는 등 기론의 주가는 계속 상승세를 달리고 있다. 기론은 이에 대해 『포스트시즌서 기억에 남을 만한 피칭을 한다는 것이 현재의 목표』라는 입장이다.
박원식기자par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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