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과 할인점등 대형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한 경기회복세가 추석을 앞두고 눈에 띄게 상승기류를 타고 있다. 추석에 앞서 대목이라는 「주말」이 지난해 두번이었던 것에 비해 올해는 한번 뿐인데다 내내 비가 쏟아지는등 악재가 겹쳤지만 유통업체들의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상당수 업체들의 판매가 IMF이전 수준으로 올라서서, 경기 회복을 피부로 실감하는 정도다.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14~19일중 롯데백화점의 매출액은 822억원을 기록, 지난해보다 50%이상 늘어났다. 현대백화점의 매출액은 52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5.4%가 늘어났고 97년보다도 0.9% 증가, IMF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한 것으로 분석됐다. 신세계백화점도 IMF이전인 97년보다 34억원 증가, 28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주목할 만한 것은 상품권 매출액의 폭발적인 증가세다. 올해 추석을 앞두고 현대백화점 상품권은 지난해보다 66.5% 증가한 187억원어치 팔렸다. 특히 올해 팔린 상품권은 97년보다도 40.5%나 늘어났다.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상품권 매출액도 지난해보다 50% 정도 늘어났다.
IMF불황에도 꾸준하게 세를 불려온 할인점도 추석을 맞아 선물 수요로 북적거리고 있다. 14~19일 E마트 9개점의 매출은 지난해보다 6.4% 증가해 193억여원을 기록했으며, 97년 매출액의 94% 정도까지 회복했다. 같은 기간 동안 킴스클럽 서울점은 지난해보다 35% 증가한 2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추석선물세트도 한가위 특수를 누리고 있다. 관련업체들은 선물세트 물량을 지난해에 비해 10~20% 늘렸음에도 불구, 추석연휴를 앞두고 주문량이 밀려들어 추가제작에 나섰다. 지난해보다 100만개 많은 150만개의 선물세트를 만들었던 대상은 지난주말 선물세트를 45만개 더 제작했으며, 오뚝이는 선물세트 물량을 당초 250만개에서 280만개로 늘렸다.
IMF이후 꽁꽁 얼어붙었던 재래시장의 한가위 경기도 다소 냉기가 풀린 분위기다. 재래시장 관계자들은 그러나 아직까지 추석경기가 크게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보다 추석이 보름정도 앞당겨져 가을상품의 본격 판매시기를 맞출 수 없는 데다, 주말 내내 비가 내려 매출이 기대만큼 오르지 않았다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경동시장에서는 최근 추석선물 상품으로 나온 인삼과 송이버섯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시장에서 추석 선물을 찾는 손길이 제법 분주해진 것이다. 남대문시장의 한 상인은 『추석을 앞두고 지방에서 올라오는 도매상인들이 지난해보다 10~20%정도 늘었다』고 전한다. 그는 『올 추석이 다소 살아난 것은 분명하지만 반짝경기일 뿐 추석이 지나면 다시 위축될 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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