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그룹이 구조조정 방안을 공식발표하고 채권단이 지원방안을 마련함으로써 이른바 「대우쇼크」가 현실화한지 20일로 2개월이 된다.정부가 지난달 대우 워크아웃을 발표한 후 대우문제 처리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으나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한 실정이다. 부실채권 처리문제를 둘러싼 진통이 계속되는데다 자금지원 약속에도 불구하고 계열사와 협력업체 자금난은 오히려 심화하는 양상이다.
■채무상환 진통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통해 국내 채권단은 대우그룹 문제해결을 추진하고 있으나 곳곳에서 걸림돌이 떠오르고 있다.
특히 해외채권단이 지속적으로 한국정부나 한국내 은행의 지급보증을 요구하고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16일 해외채권단 운영위와의 1차회의에 참석했던 대우 고위관계자는 『운영위측이 한국정부나 최소한 한국내 은행의 보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부는 이같은 요구에 대해 거부의사를 밝힌 바 있으며 국내 은행들이 보증을 서줄 가능성도 거의 없는 상태.
대우 보증사채 지급도 해결을 어렵게 하는 요인. 서울보증보험은 워크아웃 협약에 가입돼 있지 않은 개인과 연·기금, 일반법인 등이 지금까지 678억원의 대우 보증사채 원리금에 대해 대지급을 요청해왔으나 공적자금을 받아야만 원리금을 대지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연말까지 대우 계열사 또는 보증보험이 지급해야할 보증사채 이자는 4,300억원에 이른다.
■수출목표 달성 힘들다
대우그룹의 수출창구인 ㈜대우에 대한 채권은행단의 자금 지원 결정이 조속히 이행되지 않아 수출차질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대우에 따르면 워크아웃 이후 수출 차질을 빚고 있는 무역 거래 액수는 모두 26억2,800만달러. 이는 대우가 정한 올해 수출 목표액 176억원의 15%에 이르는 것으로 하반기 수출 물량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우의 올해 수출 목표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할 전망.
해외바이어와의 수출 계약을 근거로 개설되는 내국 신용장도 주요 채권 은행 4곳중 1개 은행이 전제조건으로 대우측에 대지급금을 먼저 지불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내국 신용장 개설도 완전히 재개되지 않았다.
특히 외상수출어음(D/A) 151건(2,100만달러)과 수출용 원자재 수입을 위한 수입 신용장 37건(3,300만 달러)의 개설은 계속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협력업체 자금난 여전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최근 조사결과, 9월중 어음할인이 곤란하거나 불가능한 협력업체가 80.5%에 달했다. 지난달 조사에서 82.7%의 업체가 어음할인이 곤란하거나 불가능하다고 답한 것과 비교해 볼 때 협력업체들의 자금사정이 크게 나아지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어음할인이 어려운 이유에 대해 조사업체의 30.5%는 「협력업체의 신용도 하락에 따른 신용보증서 요구」를 들었고 24.1%는 「은행일선창구의 어음할인 취급 기피」, 23%는 「어음결제 만기일 장기화」를 들었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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