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테러, 지진이 난무해도 수출길을 위해선 세계 어디라도 간다』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37살 동갑내기 무역인 3명이 내전의 상처와테러의 공포가 가시지 않은 오지(奧地)나라 무역관으로 나서 우리 기업의 현지 진출 「전령」을 맡았다.
중동의 화약고 레바논의 베이루트 무역관장이 된 서강석(시장조사처 전략조사부), 20일 중남미 과테말라 무역관으로 떠나는 차종대(車鍾大·기획조정실 경영지원부),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무역관을 맡은 김기준(金基俊·홍보팀)과장.
이들이 근무할 곳은 폭탄테러가 난무하고, 게릴라가 들끓고, 전쟁복구로 어수선한 곳. 게다가 지진도 잦다. 교포 얼굴 찾기조차 힘든 곳에서 혼자 「스포크(Spoke:1인무역관)」를 맡아 시장을 조사하고 우리 기업의 현지진출길을 열어야 한다.
아랍어 전공인 서관장은 인근 카이로에서 5년을 근무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중소기업을 위한 수출 아이템 발굴과 바이어 개척에 전력을 쏟을 생각이다. 『현재 레바논에는 주재상사가 없지만 기존의 직물, 자동차, 전자 외에도 소형 플랜트와 플라스틱 사출기 안경테 등의 수출전망이 밝은 편』이라는 서과장은 『올 5월 열린 건설장비·자재 박람회를 연례행사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차관장이 맡을 과테말라는 중미에서 멕시코 다음으로 큰 시장. 『미국진출 전초기지에다 지난한해만 2억8,000만달러를 수출할 만큼 우리에겐 수출효자국』이라고 말하는 차관장은 스페인 마드리드 근무경험을 바탕으로 새 시장개척에 의욕을 보였다. 과테말라는 40여년간 내전 끝에 민간정부가 들어섰지만 반군게릴라 활동으로 늘 불안한 곳. 최근에는 야당지도자가 암살되기도 했다.
독립을 위한 내전을 치른데다 최근 코소보사태 때 병참기지 였던 크로아티아의 자그레브 무역관을 맡은 김관장은 「전쟁복구 특수」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다. 『아직 우리기업의 크로아티아 진출은 극히 저조한 상태입니다. 아직 화약냄새가 채 가시지 않은 곳이지만 철저한 시장조사와 상품개발로 「메이드인 코리아」붐의 테이프를 끊을 생각입니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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