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에 국감비상이 걸렸다.국회가 29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의 증인과 참고인 자격으로 현대 삼성 대우 LG 금호 두산 등 주요그룹의 총수와 간판 전문경영인들을 대거 선정하면서 해당그룹마다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들 그룹은 벌써부터 해당상임위 의원과 비서관들과 두루 접촉하면서 질문수위를 미리 탐색한 후 그룹임직원간의 역할분담을 통한 모의국감을 통해 「모법답안」 만들기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재벌총수들도 좌불안석이다.
현대 삼성 LG 대우 동아 등 주요그룹 총수들은 과거 추석연휴때는 해외에 나가 현지직원들을 격려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번에는 대부분 자택에 머물면서 국감대책과 검찰및 국세청의 한진및 보광세무조사 등 정부의 사정칼날 수위를 탐색하는 데 전념할 계획.
현대와 삼성은 국감에 나올 증인및 참고인이 가장 많아 노심초사하고 있다. 현대는 현대전자 주가조작 사건으로 이익치(李益治)증권회장 등이 줄줄이 조사를 받고 있는 데 이어 엎친데 덮친 격으로 정몽헌(鄭夢憲)그룹 회장과 박세용(朴世勇) 구조조정본부회장, 이계안(李啓安) 자동차 사장, 김형벽(金炯璧) 중공업 회장 등 핵심경영자 9명이 선정돼 가장 난감해 하고 있다. 현대는 그러나 이번 국감이 그룹의 「억울함」을 알릴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준비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도 현대못지 않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건희(李健熙)그룹회장과 아들 이재용(李在鎔)씨 부자의 에스원·삼성생명 주식 변칙상속및 증여의혹과 관련, 허태학(許泰鶴)에버랜드 사장 등 계열사대표 4명이 증인으로 채택된 때문. 특히 이회장 처남인 홍석현(洪錫炫)중앙일보사장이 보광의 탈세문제로 검찰에 고발된 터여서 바짝 긴장하고 있다.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적용받고 있는 대우는 정주호(鄭周浩)구조조정본부장이 증인으로 나와 채권단과의 합의에 따라 워크아웃일정이 진행중인 점을 강조할 예정. 반면 LG와 SK측은 국내외 투자자및 금융기관으로 부터 구조조정실적에 대해 합격점을 받고 있다며 다른 그룹들에 비해 다소 느긋한 편이다.
박정구(朴定求)그룹회장 형제의 주가조작이 불거진 금호는 박찬구(朴贊求) 석유화학 사장이 증인으로 선정돼 구조조정본부 및 석유화학 실무팀을 중심으로 국감준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의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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