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떨어져 있는 가족도 이날만큼은 고향의 어머니 품을 찾아든다는 민족 최대의 명절 한가위. 하지만 그 한가위의 축복은 꿈도 꾸지 못한 채 오지 않는 어머니를 애타게 찾는 아이들이 있다. 20일 방송되는 SBS 「추적! 사건과 사람들_버려지는 아이들」(밤 10시 55분) 편에서는 최근 잇따르고 있는 영·유아 유기 사례들을 집중 취재한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어른들의 이기적 판단으로 버려진 아이들이 겪게 되는 심각한 신체적·정서적 불안과 부적응 상태를 고발한다.10일 고양시 한 교회 앞에서 한 명의 아기가 발견됐다. 탯줄도 채 떨어지지 않은 그 아이는 교회 신도에게 발견돼 아동일시보호소에 수용됐다. 부모가 누군지, 자기 이름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그 아이의 앞에는 혼자서 감당하기 벅찬 운명이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이 아이의 경우는 차라리 다행스러운 편. 7일 서울 청담동 한 성당 앞에서 발견된 또다른 아기는 발견 당시 탯줄도 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미 싸늘하게 식어 있었다. 부모의 삐뚤어진 이기심이 태어난 지 2~3일도 안된 아이의 목숨을 앗아간 것이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98년 한해 동안 부모가 양육을 포기하거나 버린 아이는 5,774명. 아동보호시설 등 일선 관계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버려지는 아이의 숫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4월 동두천 S병원 앞에서 발견돼 아동일시보호소에 수용되어 있는 정수연(5·추정)양의 사례를 통해 부모의 부재(不在)가 얼마만큼 큰 상처를 남기는가를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이와함께 보육원에 맡겨진 채 9년 동안이나 부모 소식을 듣지 못하고 살아온 고혜영(여·13)·인욱(남·10) 남매 어머니의 행방을 추적, 상봉의 기회를 마련한다.
황동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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