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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경협] "빗장 열린다" 우리기업들 진출 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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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경협] "빗장 열린다" 우리기업들 진출 채비

입력
1999.09.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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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한 제재완화로 남북 경제협력의 틈새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정부와 민간기업들이 본격적으로 다각적인 경협 활성화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그간 남북경협 부진의 첫번째 이유로 최악의 상황인 북한의 경제사정을 꼽아온 정부 당국은 제재완화로 북한 경제가 탄력을 받기 시작하면 경협도 자연스럽게 본궤도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완화조치가 남한기업에 대한 북한의 용인도를 크게 높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 위험도를 중시하는 미국기업들은 단독으로 북한에 진출하기 보다는 경협의 경험 및 노하우를 축적한 남한 기업과의 협력을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 또 외국기업들이 북한의 허술한 금융결제시스템으로 인해 남한시스템을 이용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이런 관측은 최근 냉랭한 남북관계속에서도 북한이 금강산관광객중 월북기도자를 우리측에 알리고, 대북지원품에 대한 분배결과를 우리측에 꼬박꼬박 통지해오는 행태에서도 뒷받침된다. 돌출변수가 없는 한 금강산관광사업 등 기존 사업은 원활히 진행될 것이고, 대북투자를 타진중인 삼성그룹 등 대기업들의 대북투자도 기대할 만 하다는 징후다.

전문가들은 향후 북한에서 유망한 남북경협사업으로 나진·선봉지역의 투자 및 관광사업을 꼽는다. 91년 북한은 미국 등 서방자본 유치를 목표로 나진·선봉을 경제특구로 지정한 뒤 94년 제네바 핵합의이후 본격적인 손짓을 보냈다.

하지만 최근까지 이렇다할 실적이 없자 이 지역은 중국 관광객들이 1박2일코스로 다녀가는 관광지로 전락했다. 북한 당국은 외국투자의 첫 대상지로 외국으로부터의 사상유입을 막을 수 있는 이지역을 선택할 것이 확실시되며, 이 경우 북한의 외자유치사업에 우리 자본이 동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북한은 경제회생의 밑거름이 될 달러를 당장 손에 쥐기위해 관광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금강산을 개방했던 북한은 칠보산 관광도로를 정비하는 등 추가 관광 허용을 준비해왔다.

미국 민간항공기, 일본 전세기의 취항이 이뤄진다면 사업가보다는 관광객들이 압도적으로 많을 것이다. 북한은 현대측에 칠보산, 백두산 등의 추가 허용에 관한 언질을 준 적도 있는 만큼 금강산과 연계한 관광상품의 등장도 멀지않은 일 같다.

무역분야에서는 북한이 재미교포를 상대로 농산물 등 1차 상품을 수출하기 위해 우리기업들에 포장·물류분야를 분담케 하는 방식의 경협이 예상된다.

이미 이 방식으로 최근 효원물산이 북한산 송화가루등 건강식을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또 북한 진출이 확실시되는 미국의 카길사(곡물회사), 코카콜라 등과 함께 유통망을 확보하는 교두보 작업도 병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정부는 기존 경협을 뒷받침하고 남북 물류비용을 낮추는 다양한 정책도 개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 중소 경협업체의 자금난을 덜어주기 위해 남북경협기금을 연리 5~6%의 저리로 대출해주는 방안이 조만간 확정될 것 같다.

또 전경련 등을 중심으로 한 유휴설비의 대북이전 사업을 촉진하는 방안도 나올 예정이다. 아울러 남포항 하역시설을 확충해 우리 배들이 저렴하게 하역할 수 있는 물류비 절감 방안도 북한측과 논의되고 있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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