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99코리안여자축구 2차리그가 열리고 있는 잠실보조구장.첫경기로 열린 경희대-인천제철전이 끝나자 축구관계자와 심판요원들이 서둘러 짐을 쌌다. 또 숙소에서 잠실로 향하던 한라대-한양여대 선수들도 급히 효창구장으로 방향을 틀어야했다.
사정은 이랬다. 빗속 수중전으로 인해 잔디가 망가질 것을 우려한 서울시 체육시설관리사무소의 요청으로 인조잔디가 깔린 효창구장으로 장소가 변경됐기때문. 축구협회는 홍역을 치른끝에 당초 예정된 준결승(상무구장)과 결승(잠실보조구장)을 하루 늦춰 효창구장에서 연다고 보도자료를 돌려야했다.
지난달 26일 문화관광부는 「여자축구활성화방안」을 발표했다. 축구팀을 창단하는 4년제대와 2년제대에 연간 각각 5,000만원과 2,000만원씩을 지원하는 등 2003년 여자월드컵까지 총 30억원을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며칠전에는 여자축구연맹 창설을 놓고 축구협회와 가칭 한국여자축구연맹 창설준비위간에 알력다툼을 벌이는 등 꼴불견을 연출하기도 했다.
각계의 돌출된 관심은 물론 6월에 끝난 99미국여자월드컵의 대성공과 한국이 만만하게 보는 중국이 준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자월드컵이후에도 여자축구가 열리는 곳은 가족과 관계자뿐이었다. 천연잔디에서 뛰게 하지도 못하고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시키는 현실에 「여자축구를 키워보자」라는 거창한 구호는 한낱 공염불에 불과할뿐이다.
여동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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