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억 중국대륙이 내달 1일로 중화인민공화국 선포 50돐을 맞는다. 죽(竹)의 장막이 걷힌지도 20년. 천하대란을 예고했던 덩샤오핑(鄧小平) 사망(97년 2월 19일)도 넘어서고,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 중심의 지도체제는 중국특색의 사회주의 기치아래 순항하고 정치도 안정을 구가하고 있다. 사회 일각에서는 다소 냉소적인 속어 『마오쩌뚱(毛澤東)은 하방(下放)을, 鄧은 하해(下海)를, 江은 하강(下崗)을 시키고 있다』는 불만이 횡행하기도 하지만 개혁, 개방의 높은 성과에 묻히고 있다./편집자주국경절을 10여일 앞둔 베이징(北京)은 이미 경축분위기가 팽배하다. 50여만명의 퍼레이드를 준비하고 있는 천안문 광장은 대리석과 잔디로 새단장을 마쳤다. 창안(長安)대로도 확대포장된 채 가로등은 밝고 깨끗한 것으로 교체됐다. 50년전 마오쩌뚱이 감격에 찬 어눌한 후난(湖南)사투리로 세계를 향해 중화인민공화국 성립을 선포했던 천안문 성루에는 8개의 홍등(紅燈)이 내걸렸고 8폭의 5성홍기(五星紅旗)도 힘차게 펄럭인다. 신 쇼두(首都)공항도 17일 개항됐다.
반세기 신중국 정치궤적은 정권수립후 혁명과 내전으로 피폐된 경제개혁기(1949~57) 사회주의 총노선, 생산대약진, 인민공사화의 3면홍기(三面紅旗)시기, 영구혁명론을 주장하는 毛와 류사오치(劉少奇), 鄧 등 실용주의파간의 갈등을 보인 조정기(1961~65) 치열한 투쟁암흑기인 문화혁명기(1966~76) 鄧 지도체제 확립후의 개혁개방시기(1978~)로 대별된다.
제3세대 장쩌민을 영도핵심으로 하는 현체제는 지난해 15차 당대회를 거치면서 당·정·군을 실질적으로 장악했다는 평가이다. 즉, 당내부 최대 라이벌이었던 전인대 상임위원장 차오스(喬石·75)를 해임시켰고 정부영역에는 상하이(上海) 시장인 주룽지(朱鎔基)를 국무원 총리에 앉혔고 군부는 류화칭(劉華淸) 등 강경파를 중앙위원에서 퇴출시켜 기반을 다졌다.
그밖에 의회 영역에서는 정치생명이 다된 리펑(李鵬)을 전인대 의장에 재배치, 당내 보수파를 감싸안아 장쩌민이 명실상부하게 당·정·군을 천하통일했다는 분석이다.
鄧 지도체제가 획립된 이래 20여년 동안 중국은 세계가 놀랄 지속적인 경제성장, 국제지위향상 등 괄목할 만한 종합국력신장의 성취를 이룩했다. 이에따른 중국인들의 자신감, 애국주의 물결은 도도하게 고조돼 있다.
그동안 정치· 경제· 사회 생활을 규제하는 수많은 법률, 규칙, 규정 등이 제정돼 중국사회에 만연됐던 인치(人治)가 법치(法治)로 바로서게 됐다. 당과 정부도 개혁과 기구조정을 단행, 향(鄕)진(鎭)급 행정단위에는 풀뿌리 민주주의가 점차 정착되고 있다. 그러나 진보적인 개혁파의 견제, 국유기업개혁 과정에서 파생된 실업자대군, 노동및 농민세력의 약진도 현체제 생존을 위협하는 잠재적 위기요소임에 틀림없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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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쩌민이후 21세기 지도자 누구?
중국 제3세대 영도핵심 장쩌민(江澤民) 주석은 2002년 공산당 총서기 임기가 끝나고 다음해에는 국가주석직도 퇴임한다. 따라서 江이후 21세기 13억 중국대륙을 이끌 차세대 지도자에 이목이 집중되고 후계구도 조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부터 열릴 제15기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에서 그 윤곽 부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미 주목을 받고 있는 떠오르는 별 3인이 있다.
첫번째로 부각된 인사는 현 국가부주석 후진타오(胡錦濤·57). 江주석을 이을 영순위로 가시화하고 있는 胡는 이미 주석 수업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2월 동남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담에 江주석을 대신해 참석했고, 코소보 중국대사관 피폭사건때 중국지도부를 대표해 인민을 향한 담화를 발표, 깊은 인상을 심었다.
약관 40세에 전인대 중앙후보위원에 선출됐던 胡는 세련된 용모와 매너도 업무수행능력 못지 않아 차세대 영도자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胡 부주석과 나이가 같은 테크노크라트 온지바오(溫家寶·57) 부총리도 중앙지도층의 신성(新星)이다. 44세에 당 기밀을 좌지우지하는 중앙판공청 주임으로 발탁돼 중요 정보업무를 원만히 수행했다. 溫부총리는 주룽지(朱鎔基) 총리의 대를 이어 정무원을 책임질 후임인물로 점쳐지고 있다. 현재 朱총리 밑에서 금융과 농업을 관장하고 있다.
앞에 거론된 두사람 보다 서열은 쳐지지만 쩡칭홍(曾慶洪·60) 당조직부장은 江주석을 14년이나 보좌한 「江주석의 그림자」로 최측근 실세이다.
江주석이 89년 상하이(上海)시위서기에서 총서기로 영전돼 베이징으로 올때 오직 曾 1명만을 데리고 왔다는 설은 유명하다.
曾은 溫부총리의 당중앙 판공청 주임 후임으로 일하다 지난 3월 당중앙보직부장으로 발탁됐다. 혁명 열사 후손에다 지도자들과 교분도 깊고 발이 넓어 그의 앞날의 전도양양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밝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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