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김근태(金槿泰)부총재가 조용하지만 힘있는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신당논의가 한창인 와중에 언뜻 언뜻 모습을 드러내는 김부총재의 행보는 때로 재야 강경파의 비판을 받을 정도로 파격적이다. 97년 대선과정에서 자민련 김종필(金鍾泌)총리와의 「연대」를 주저했던 김부총재였지만 16일 김총리와 국민회의 의원들의 만남을 제의, 「합당론」부상의 계기를 만들었다. 『개혁의 지속을 위해선 양당 공조가 필수적이다』는 김부총재의 강조는 「합당」에 까지 맥이 닿아 있다. 재야의 신당참여 논의과정에서 일부가 「개혁」만을 외쳤을 때 김부총재는 「국민과 함께 가는 정당」을 내세워 「개혁적 국민정당」으로 물줄기를 돌리는데 일조를 했다.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 대한 생각도 변화의 한 축이다. 그는 최근 입버릇처럼 『8·15 경축사 이후의 김대통령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한다. 재벌개혁등 개혁의 고삐를 죄면서 중산층과 서민에 눈을 돌린 정책의 변화를 지지한다는 얘기다. 일부의 「세대교체론」주장에 대해서도 지도부 경선론의 대표주자였던 그였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며 오히려 개혁에 있어서의 김대통령 「역할론」을 강조한다. 때문에 김대통령의 「2선 후퇴론」에 그는 반대했다. 김부총재는 자신의 변화를 『지속적 개혁을 위해선 고도의 안정이 필요하다』는 말로 압축한다. 『개혁을 역류할 수 없는 대세로 만들기 위해선 현 집권세력의 안정이 필요하다』는 그의 주장은 현재진행형이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