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호주 정상회담은 한국의 외교전략이 공세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말해 주고 있다. 우리외교가 수세적이고 종속변수적 위상을 벗어나 주도적이고 영향력있는 변수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존 하워드 호주총리가 17일 정상회담 후 발표한 언론발표문 15개항 중 4개항이 한국만의 현안이라는 점이 이를 잘 말해준다. 호주만의 문제를 다룬 항목은 하나도 없고 나머지는 모두 양국 공동현안을 다루고 있다.
한국만의 현안을 다룬 항목은 호주가 대북포용정책을 지지한다는 4항, 북한의 안정위협 행동을 제어한다는 5항, 호주가 한국의 개혁과 경제회복세를 환영한다는 6항, 한국의 구조개혁이 중요하다는 11항 등이다. 그중에서도 호주가 한국의 경제회복과 구조개혁에 지대한 이해를 표명한 대목은 한국의 경기가 호주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입증해주고 있다. 한국은 호주의 3위 수출대상국이고 호주는 우리의 12위 수출대상국이다. 우리가 어려워 수입을 줄이면 당장 호주의 농업과 광업에 주름살이 갈 수 있는 구조이다.
이같은 경제적 연관성은 정치적, 안보적 측면의 공동보조로 나타나고 있다. 언론발표문은 호주가 한반도 냉전구조 종식이 아·태지역의 안정에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호주는 우리정부의 포괄적 대북접근에 대한 지지를 언론발표문을 통해 밝히고 있다.
김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호주와의 우호를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켰다. 뉴질랜드와 마찬가지로 아시아권에 편입하려는 호주를 동반자 범주로 끌어들여 우리의 위치를 공고히 하자는 것이다.
캔버라=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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