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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회의] 신당 일인지 국민회의 일인지… 헷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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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회의] 신당 일인지 국민회의 일인지… 헷갈린다

입력
1999.09.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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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1. 「국민회의」 총재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8일 핵심 당직자들을 청와대로 소집, 「신당」의 발기인을 확정했다. 일부 인사들에게는 직접 전화를 걸어 발기인 참여를 권유하기도 했다. 9일 저녁에는 발기인들을 청와대로 초청, 만찬을 함께 하며 흥겨운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장면2. 14일 오전 여의도 국민회의 당사. 이만섭(李萬燮)총재대행은 4층 자신의 사무실에서 고위당직자회의를 주재했다. 회의가 끝나자 이대행은 곧바로 신당 발기인 공동대표로 변신, 당사 인근 신당추진위 사무실로 가 발기인 회의를 주재했다.

장면3. 국민회의 한화갑(韓和甲)총장은 12일 MBC 대담프로에 나가 여권의 16대 총선 공천 방식과 기준 등을 상세히 설명했다. 16대 총선 공천은 당연히 신당이 할 일. 그러나 국민회의 사무총장은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신당의 구상을 설명했다.

장면4. 신당 추진위의 핵심 포스트는 기획업무를 담당한 총무위원회와 영입 작업을 맡고 있는 조직위원회. 신당 기획업무 총괄역은 국민회의 기조위원장인 정동채(鄭東采)의원이고, 조직위원장은 국민회의 직전 총장인 정균환(鄭均桓)의원이다. 조직위에는 동교동 실세인 국민회의 최재승(崔在昇)조직위원장도 있다. 신당의 주요 밑그림들은 국민회의 당직자들이 그리게 돼 있다.

장면5(가상). 10월 중순 이후 신당 창당준비위가 발족되면 현역 의원 등 국민회의 지구당위원장들은 모두 창준위원이 된다. 창준위 구성과 함께 후원회도 뜬다. 그렇다고 국민회의 중앙당 후원회가 해산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총선을 앞두고 연말 「특수」 등을 감안하면 국민회의 후원회가 기여할 부분은 더 많을 수도 있다. 여당에는 사실상 후원회가 두 개 생기고 기업 등 후원금 제공자들은 2중 부담을 지게 될 수도 있다.

이상은 모두 국민회의와 신당 사이의 경계가 불불명한데서 비롯된 웃지못할 상황들이다. 그렇다고 양측은 떳떳이 『국민회의가 신당이고 신당이 국민회의』라고 밝히고 있지도 않다. 오히려 『국민회의는 국민회의고 신당은 신당』임을 굳이 강조하고 있다. 신당 창당이 극소수 핵심인사들에 의해 워낙 갑작스럽게 결정돼 추진된 탓에 어느 정도의 혼선은 예고됐었다. 그러나 이대행 자신도 주저했던 당총재대행의 신당 발기인 공동대표 겸임, 핵심 당직자들의 발기인 편입 등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혼선 요소라는 점에서 『마스터플랜도 없는 주먹구구식 창당』이라는 비판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신효섭기자

h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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