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감사할 뿐 입니다』 14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한국장애인부모회 주최 제15회 전국장애인부모대회에서 「장한 어버이」상을 받은 김용옥(金容鈺·52·서울 중구 신당5동)씨는 아픈 웃음을 보였다.김씨가 김지영(金知榮·18·서울선희학교 고등부 3년)양을 입양한 것은 32세때인 80년 12월31일. 남대문시장에서 옷가게를 하느라 혼기는 놓쳤지만 아기를 키우고 싶다는 욕망을 버리지 못하고, 대전의 한 산부인과병원을 찾았다. 김씨는 태어난 지 이틀된 여아를 택했고, 어머니(98년 사망)와 함께 살던 서울 신당동 집으로 데려왔다.
주위의 시선에도 불구, 미혼의 김씨는 즐거웠다. 그러나 행복도 잠시. 돌이 갓 지난 어느날, 지영이 행동이 이상했다. 소리를 질러도 반응이 없어 병원을 찾았다.
정밀진단결과는 청각장애. 이후 지영이에게는 신부전증, 갑상선, 심장병 등 온갖 중병이 닥쳤다. 83년 월300만원이 넘는 치료비 마련을 위해 살던 집을 세놓고 인천으로 옮겼다. 이듬해에는 청각장애 치료에 용하다는 병원을 찾아 대전으로 다시 이사했다.
17년에 걸친 「맹모삼천지료(孟母三遷支療)」에 하늘도 감동했을까. 97년 서울 백병원에서 신장수술을 받은 후 지영이의 「병 덩어리」는 사그러들기 시작했고, 보청기를 통해 대화도 가능해졌다.
김씨는 그러나 지영이를 보면 눈물이 앞선다. 치료 고통으로 제대로 먹지못해 키가 중1 수준인 150㎝에 불과하고, 요즘도 일주일에 2차례 신부전치료를 위해 혈액투석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지영이는 내 인생의 버팀목이자 동반자』라면서 『대학생이 된 지영이를 바라보는 것이 마지막 소망』이라고 말했다.
김진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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