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에는 「레이디스」라는 클럽이 있다. 아줌마들 모임? 성공한 직장 여성들의 친목 단체? 아니다. 「LADIES」는 「이혼 후에야 드디어 제정신으로 산다」(Life After Divorce Is Eventually Sane)는 문장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든 말. 할리우드 스타나 기업 중역들, 돈 있는 남자들과 이혼한 여자들이 모여 양육권 다툼이나 위자료 소송 등의 이야기를 나누며 힘을 얻는 모임이다. 이런 이혼여성 그룹은 미국 곳곳에서 만들어지고 있다.「알코올 중독자 모임」이 널리 퍼져 있는 것처럼 이것도 당연하고 필요한 조직이다. 이혼이 너무 흔한 일이니까. 「가슴이 통하는 사람과 만나고 싶다」 이른바 유유상종(類類相從)은 그리 낯선 것도 아니지만 미래의 삶과 소비를 읽을 수 있는 중요한 「키워드」 가운데 하나이다.
「클릭! 미래 속으로」는 미국의 마케팅 컨설턴트 회사인 「브레인리저브」(www.brainreserve.com)의 경영자 페이스 팝콘과 리스 마리골드가 함께 쓴 2000년 소비생활 예측서. 「미래주의 마케팅」을 표방하는 이 회사는 소비자들이 앞으로 3년에서 5년안에 무엇을 구매할지 예상해 신제품 안을 내고, 그 신제품을 앞으로 10년 이상 확산해 나갈 사회 추세와 일일이 연결시키는 일을 한다. 이런 노하우를 살려 다가올 2000년에 적어도 10년 동안 유행할 소비 행태를 제시하고, 그에 맞는 사업의 초기 구상을 책에서 보여주고 있다.
왜 담배를 마는 종이는 하얀 색이어야만 할까? 아름답게 디자인한 종이로 「반항적인 쾌락」을 누리려는 사람이나 「사교적인 흡연가」들을 공략할 수는 없을까? 담배 연기에 향기를 담아 향기 치료법 효과를 내면 어떨까? 금지된 기쁨을 맛보고 싶어하는 심리를 비롯, 지은이들은 앞으로 소비를 좌우할 추세를 17가지로 정리해 보여준다. 유별난 개성의 추구, 건강과 행복을 위한 소비, 그러면서도 무언가 반항적인 생활 태도가 뼈대를 이루고 있다.
그들의 전망은 벌써 사업으로 나타난 것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분명히 진행 중이며 그것을 현실에 얼마나 잘 접목시킬 수 있는가에 따라 사업의 성패가 좌우될 것이다. 아무도 하지 않는, 하지만 곧 「대박」이 터질 사업을 꿈꾸는 사람들, 『왜 우리는 늘 일본에 비해 사업 아이디어가 뒤떨어질까』라고 고민했던 사람들은 한 번 쯤 도전할만한 책이다. /김범수 기자
<페이스 팝콘의 17가지 뉴 밀레니엄 트렌드>페이스>
(1)코쿠닝(Cocooning) 안전하고 포근한 가정 속에 안주하는 현상
(2)유유상종 가치관, 관심사가 같은 사람과 어울리는 일
(3)환상모험 큰 위험이 없는 모험을 통해 흥분과 자극 찾기
(4)반항적 쾌락 규칙과 규제를 무시하는 반항적인 삶
(5)작은 사치 능력 안에서 최대한의 사치를 누리는 생활
(6)마음의 안식처 불교 등 종교와 신비주의를 통해 안정 찾기
(7)개성 찾기 개성에 맞춘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욕구
(8)여성적 사고 비즈니스가 여성의 생각과 행동 방식으로 바뀜
(9)남성 해방 남성들이 전통의 역할을 거부하고 자유를 만끽
(10)99가지 생활 일인다역
(11)행복찾기 변신 소박한 생활 속에서 진정한 행복 누리기
(12)건강 장수 건강을 통해 삶의 질을 높임
(13)젊어지기 삶의 치열함을 벗어나기 위해 어린시절을 그리워함
(14)소비자 감시 항의, 정치를 통한 소비자들의 시장 개입
(15)우상 파괴 받들던 인물과 조직을 한순간에 버릴 수 있음
(16)사회를 구하라 윤리, 환경, 교육에서 양심있는 기업가 존경
(17)공포의 기류 환경 오염에 불안해하는 소비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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