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순방 이틀째인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11일(현지시간) 뉴욕에서 현지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민주산악회 등 당내문제와 여야관계 등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이총재는 민산문제와 관련, 『출국 전날(9일) 당이 시끄러워질 것을 우려한 당직자들이 의원총회를 하지 말자고 했으나 정기국회 개회를 하면서 의총도 하지 않고 출국 할 수는 없었다』면서 『의총장에서의 소란은 각오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이총재는 『그런 과정을 거치고 나니 후련한 점도 있었다』고 자위하면서 『다수 의원들의 의사가 무엇인지 확인되지 않았느냐』고 부연했다.
그러자 간담회에 배석한 유흥수(柳興洙·부산수용)의원은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측근인 모의원조차 민산가입을 망설일만큼 민산에 대한 부산지역의 여론이 좋지 않다』고 거들었고, 노기태(盧基太·경남 창녕)의원은 『나까지 외면하면 YS가 측은하지 않느냐. 의리를 지키기 위해 (민산에) 가입하지만 들어가서 정당화를 막겠다』고 말을 보탰다.
이총재는 또 『우리당의 제2 창당은 보수의 기조 위에서 개혁을 하자는 것』이라며 『영국의 토니 블레어가 주장한 제3의 길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보수정당의 이념을 가져다 포장만 그럴 듯 하게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내 차세대 그룹의 모호한 정체성에 대한 에두른 언급으로 해석될수 있는 대목이다.
이총재는 또 여야관계에 대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기본방향이 잘못돼 있다. 김대통령은 집권당이 된 뒤에도 죽기살기식 싸움만을 하려 하고 있다』면서 『3김정치 청산은 단순한 정치구호가 아니라 이같은 과거정치의 틀을 바꾸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앞서 이총재는 10일 첫 방문지인 LA에 도착, 「세계문제협의회」 초청 오찬연설 및 동포환영 만찬연설을 통해 『민주투사로 알려진 김대중씨가 대통령으로 당선됐지만 제왕적 인치(人治)가 한국을 지배하고 있다』고 주장한 뒤 현 정권의 인기영합적 경기부양책과 무리한 구조조정, 북한의현실을 외면한 햇볕정책 등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뉴욕=홍희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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