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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나간 스타사랑] 극성팬, 女가수에 살해협박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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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나간 스타사랑] 극성팬, 女가수에 살해협박편지

입력
1999.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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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스타연예인들에 대한 일부 청소년팬들의 집착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인기 5인조 여성댄스그룹 「베이비복스」의 멤버인 간미연(簡美姸·17·S여상 3년)양이 다른 남자가수와 사귄다는 소문이 나돌자 살해 협박편지가 배달된 것은 일부 극성팬들의 빗나간 행태를 보여준 단적인 예.실태 연예인에 대한 스토킹은 연예인과 자신을 동일화하는 형상 때문에 일어난다. 집이나 기획사, 방송국 앞에서 몇시간씩 밤을 새워 기다리는 것은 기본이고, 머리카락 잘라보내기, 피로 쓴 유서 보내기 등 다양한 행태로 연예인에 대한 집착을 보인다.

이런 종류의 「착란」의식을 가장 크게 조장하는 요인중의 하나는 조직화한 팬클럽. 현재 가장 많은 팬 클럽을 갖고 있는 스타는 H.O.T, 젝스키스, 핑클, S.E.S 등 4개 그룹. 5,000~1만명 내외의 팬클럽 회원이 있으며, PC통신과 전화가 이들을 긴밀히 맺어주고 있다. 이들중 일부는 자신의 호감을 표시하는 정도를 넘어 스타들의 「마케팅」을 도와주기도 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경쟁 가수 헐뜯기. PC통신의 연예 코너에는 H.O.T와 젝스키스, S.E.S와 핑클 팬들이 상대방 가수를 헐뜯는 내용이 많을 경우, 전체의 절반에 달한다. 「○○년 죽어라」 「미친 X, ○○야. 성형수술해도 넌 안돼」 등 욕설이 남무하고 「누가 직접 보았다는 데 누가 누가와 사귄다」등 통신의 익명성을 이용한 유언비어도 심각한 실정이다.

또 언론사나 방송사에 「테러」 수준의 압력을 가하는 일도 적지않다. 한 방송사 PD는 『요즘 팬클럽은 가장 막강한 압력 집단이다. 자신들이 좋아하는 그룹을 조금 소홀히 다루면 전화는 물론, PC통신, 팩스 등 할 수 있는 통로를 다 이용해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을 한다. 「돈을 안줘서 그렇다」식의 항의는 기본이다』 각종 가요 인기차트는 팬클럽의 열성도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에 일부 기획사들이 이들에게 「활동비」를 지불하면서 여론을 조작한다는 소문도 무성하다.

진단 평론가 강헌씨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팬클럽 이후 팬 클럽은 우리 대중 문화에서 가장 중요한 여론집단』이라며 『그러나 그들이 건강한 지지자적 의식을 갖기 보다는 「착란적」 행태를 보이며, 압력집단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SBS, MBC는 물론 공영방송인 KBS마저 10대 중심의 편성을 지속하면서 자사 프로그램의 호응도를 높이기 위해 팬클럽을 교묘히 이용하고 있다. 또 이들의 맹목적 행동을 교묘히 이용하는 아이돌(Idol) 스타들의 홍보 방식이 지속되는 한 스타들에 대한 스토킹의 수위는 점점 더 과격해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베이비복스] 어떤 그룹인가...

소녀 그룹 바람을 타고 97년 결성된 5인조 그룹. 멤버는 이가이(21), 이희진(19), 심은진(18), 김이지(19), 간미연(17)으로 2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97년 7월 「남자에게」라는 곡으로 데뷔했다.

소녀처럼 귀여운 이미지로 중·고 남학생들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최근 3집 「Get up」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베이비복스] 극성팬, 女가수 간미연에 살해협박 편지

「베이비복스」의 멤버 간미연양은 『H.O.T 멤버 문희준군과의 교제설때문에 「죽여버리겠다」는 내용의 협박편지를 받았다』며 11일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간양이 받은 협박편지에는 『널 기필코 죽여버리겠어. 희준오빠가 없어도 외롭지 않게 해줄께. 건방진 짓 그만하고 몸조심하길…후훗』이라는 내용이 워드프로세서로 있었으며 눈부위를 도려낸 간양의 사진도 함께 동봉돼있었다. 협박편지 글씨 위로 피가 묻어있었으며 커터날 8개도 함께 발견됐다. 이 편지는 8일 오후 광주 동구 충장로 G백화점 앞에서 팬사인회를 마치고 나오던 간양에게 『수능시험 잘보라』며 한 여성팬이 건네준 봉투안에서 발견됐다.

간양은 『H.O.T의 멤버 문희준군과 사귄다는 소문이 PC통신등에 올라온 직후인 2월부터 전화와 편지를 통해 「문희준과 사귀지 말라」는 협박이 끊이지 않았다』며 『장난으로 이해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으나 살해위협까지 나와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간양은 『2일 서울 모쇼핑센터에서 열린 팬사인회를 마치고 나오다 4~5명의 여학생들로부터 오물세례를 받았으며 8월에는 모 레코드숍 앞에서 열린 팬사인회에서 한 여학생과 악수하다 면도날에 손을 다치기도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일단 인기 남자그룹 H.O.T 극성팬의 소행으로 보고 이들에 대한 탐문을 통해 협박자의 신원 추적에 나서는 한편, 편지를 경찰청에 보내 정밀 지문감식을 의뢰하고 간양에게 걸려온 전화에 대한 발신지 추적도 병행하고 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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