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째 회의를 마친 독일 베를린의 북미 고위급 회담은 현재로선 합의를 이끌어낼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동안 여러 경로를 통해 양측의 입장이 충분히 개진되었던만큼 이번 회담이 성사되었다는 것 자체가 이미 기본적인 의견접근이 이루어졌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다.8일까지 이틀간 회의를 가진 양측은 일단 9일 하루 회담을 쉬고 10일부터 다시 미국대사관에서 회담을 속개할 예정이다. 9일이 북한의 정권수립 경축일이어서 휴회했다는 얘기가 있지만 실제로는 이틀간의 협의내용을 평양에 알려 훈령을 받는데 필요한 시간을 벌기위한 것이라는 설명이 지배적이다.
베를린의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이틀간 회담에서 양측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 실험을 중지하는 대신 미국은 북한에게 제재완화 등 경제지원의 「당근」을 주는 방향으로 기본골격을 잡았다. 하지만 미국측이 미사일 실험에 관한 모라토리엄(발사유예)의 문서화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반면 북한은 이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북한측이 보다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미국으로부터 받아낼 수 있는 「반대급부」의 내용. 미국은 『북한이 미사일등 대량파괴무기의 확산방지에 있어 국제적 협력에 따라준다면 「페리 프로세스」에 따라 여러 가지 후속조치가 뒤따를 것』이라고 북한을 설득하고 있다. 의회의 승인없이 미 행정부가 단독으로 풀수 있는 제재조치는 제한적일수 밖에 없다는 것이어서 북한측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회담장 주변에서는 해결의 열쇠로서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이 또다시 거론되고 있다. 미국으로서는 내년에도 어차피 인도적 차원의 식량지원을 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고 또 북한은 미리 이에 대한 담보를 받아두는 실리가 있기 때문이다.
/베를린=송태권특파원 songtg@ 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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