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적 주의·주장으로부터 구체적 정책대결로」6일 노동절 연휴를 마지막으로 긴 여름휴가를 끝낸 미 워싱턴 정가가 내년 대통령선거를 향한 본격적인 호흡조절에 돌입했다.
미언론들은 일제히 이제 대선주자들이 외곽을 맴도는 선거자금 모금행사나 여론조사 등에서 벗어나 정책대결을 벌임으로써 후보별 차별화에 나서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여론조사 전문가 스탠리 그린버그는 『브래들리나 고어뿐만 아니라 부시 등 다른 후보들에게도 정책을 들고 나오라는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며 『의회에서 예산전쟁이 벌어지고 있음을 감안하면 이제부터는 정책대결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 밀레니엄을 앞두고 확고한 단일 슈퍼파워로 자리매김된 미국인들의 관심은 보다 내부 지향적인 느낌이다. 워싱턴 포스트와 ABC방송이 지난달 30일부터 9월2일까지 「2000년 대선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슈」에 대해 여론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유권자들의 79%가 「교육제도개선」문제를 첫번째로 꼽았고 이어 경제문제(74%), 연방예산문제(74%), 범죄문제(71%), 사회보장시스템문제(68%)등을 들었다.
언론들은 이같은 조사를 토대로 민주당의 경우 고어 부통령과 브래들리 전 상원의원은 「클린턴 이후시대」에 대한 비젼을 어떻게 색다르게 제시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7년째 부통령직을 맡고 있는 고어의 는 「행정전문성」은 있으나 「클린턴식 정치」에 식상한 유권자들을 다시 끌어모을 만한 정책보따리를 마련하는 게 급선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편 정권 탈환을 노리는 공화당의 경우 보다 대국적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미 언론들은 공화당 후보들이 앞으로 몇 달내에 중국에 대한 외교정책과 교역문제및 낙태, 교육은 물론 연방정부의 역할에 이르기까지 각자의 「정치적 색깔」을 드러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현재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조지 부시 텍사스주 지사는 자신의 정책이 피상적이고 가문의 후광에 힘입어 대통령 도전에 나섰다는 비아냥을 불식시켜야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의식한 듯 부시 지사는 이미 지난주에는 교육 문제에 관해 다양한 견해를 내놓은 데 이어 조만간 경제, 국방, 외교 정책을 잇따라 발표할 예정이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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