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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아산은 영화제의 명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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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아산은 영화제의 명당"

입력
1999.09.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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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좋은 줄 몰랐다』 『영화와 자연, 관광과 문화가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곳이다』7일 폐막한 제1회 한일청소년영화제가 열린 충남 아산을 찾은 영화인들이 한결같이 한 말들이다. 공치사가 아니다. 영화제를 열기에 더 없이 좋은 곳을 발견한 기쁨에서다. 일본인들도 『꼭 다음에도 오고 싶다』고 했다. 『웬 지방 소도시?』 하던 사람들도 현지에 와서는 『영화제의 명당』이라고 칭찬했다.

아산은 국제영화제가 열리는 서울과 부산이나 부천처럼 큰 도시도 아니다. 극장이 많은 것도 아니다. 영사기는 빌려왔고, 상영관인 시청대강당, 국민생활관, 시민체육관의 음향시설도 문제였다. 교통이 그리 좋은 곳도 아니다.

그러나 이런 것만이 영화제 개최 조건의 전부는 아니라는 사실을 아산영화제는 보여주었다. 영화제는 영화만 끌어모아 보여주는 행사가 아니다. 그런 영화제는 마치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고르는 것만큼이나 삭막하다. 축제가 있고, 휴양이 있고, 자연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사람들이 모인다. 프랑스 칸이 그렇고, 지금 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이탈리아 베니스가 그렇다.

온천, 현충사, 민속마을, 민속박물관이 있고 바다(아산만)와 호수가 맞닿아 있는 아산에서 사람들은 신정호 앞 넓은 잔디밭 야외상영관에 쏟아지는 별빛을 받으며 영화를 보고 공연을 즐겼다. 자연과 문화의 멋진 만남이었다.

해마다 국내 대도시에서 국제영화제가 열린다. 반드시 큰 도시, 훌륭한 시설만이 좋은 게 아니다. 지역의 특성과 자연스레 어울리는 소박한 문화, 그런 것도 좋다.

이대현 문화부기자

leed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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