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아프리카는? 빈곤의 땅, 에이즈의 대륙, 그리고 끝없는 내전의 유혈 현장이 떠오른다. 정녕 그런가에 대한 의문에 답을 찾아 160여일간의 취재를 떠난 SBS의 「2만 5,000㎞종단_아프리카를 간다」 의 제작팀. 9일부터 「출발 모닝와이드」(월~금 오전 7시 30분)의 15분짜리 코너로 50회가 방송될 이 프로그램은 아프리카 최북단 모로코에서 최남단 희망봉에 이르기까지 아프리카 12개국의 문화, 생활 그리고 경제에 대한 생생한 보고서다.우선 눈에 띄는 것은 아프리카 부족들의 문화. 이곳 문화는 이제 더이상 원시 그대로의 모습이 아니다. 낙타 대신 트럭이 교통수단이 됐고 밀림속에서도 라디오는 오락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사하라 사막의 유일한 방랑자이자 전투 부족인 투아레그족, 매일 목욕하고 치장을 최고로 중요시하는 펄족, 생활기기와 주거형태가 성기의 모양으 본딴 도곤족 등 각 부족의 고유한 전통은 상당부분 보존되고 있다.
빈곤의 대륙으로 알려졌던 아프리카의 상당수 국가가 경제개발의 활력이 넘쳐 나고 있다. 비둘기 똥을 혼합해 만든 염료로 가죽을 염색하는 공장 수백군데가 성업중인 모로코, 라크루즈 호수의 색깔모래로 공예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세네갈, 사금 채취로 부흥을 노리는 말리 등 생존과 번영을 위한 갖가지 노력도 소개된다. 요즘 아프리카는 흔히 생각하는 동물의 낙원이 아니다. 사막화 현상과 환경오염 등으로 동물들은 멸종하고 있다. 한때 동물 전시장이라고 불리웠던 세네갈의 반디야 공원을 통해 문제점을 진단한다. 이곳은 사막화로 대부분의 동물이 죽어 최근 남아공의 동물들을 집단 이주시켜 보호하고 있다.
3,000여명에 이르는 교민들의 활약상도 소개된다. IMF 이후 부쩍 늘어난 교민들은 사진관과 가발공장 운영으로 성공을 일궈가고 있다. 무엇보다 23년째 모리타니아 국립병원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벌이고 있는 장기순 박사 부부의 삶은 매우 인상적이고 고귀한 것이었다고 제작팀은 입을 모았다.
80여일 간의 1차 취재를 마치고 8월 10일 돌아온 윤성만 PD와 리포터 주정은(슈퍼 모델 출신)은 장기간 취재 과정에서 현지인과 똑같이 생활했다. 배탈과 열병이 나면 전통 민간요법인 닭피로 목욕을 했고, 노상에서 천 하나에 의지해 잠을 잤다. 또한 여성이 생리하면 따로 격리해 지내는 도곤족 마을의 풍습을 따랐고 원숭이 고기를 먹으며 허기진 배를 채웠다.
랩으로 2중, 3중으로 싼 카메라는 강한 모래바람으로 고장이 났고 차량이 전복돼 부상하기도 했다. 『자연과 어우러진 아프리카인들의 순수한 삶을 목격하면서 힘든 줄 몰랐다. 가능성의 대륙임에도 불구하고 선진문명으로 훼손되는 원주민들의 순수함이 안타까울 따름이었다』(윤성만PD) 『야만적인 대륙이라고 생각했는데 우리가 갖지 못한 정신의 풍요로움과 고단한 삶속에서도 이웃과 나눌 줄 아는 공동체 문화가 있었다』(리포터 주정은).
배국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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