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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軍부대내 폭력 이제는 근절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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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軍부대내 폭력 이제는 근절돼야

입력
1999.09.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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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분명 교전국도 아닌데 전후방 군 내에서 우리 아들들은 상사들의 폭력에 의해 계속 죽어가고 있다. 너무나 사랑스럽고 믿음직스러웠던 나의 사랑하는 아들 최재원 육군 일병. 6월 27일 재원이는 무자비한 고참의 군홧발로 폭행을 당해 뇌함몰로 피어보지도 못하고 24세를 일기로 이 세상을 마감했다. 군수사당국의 사인규명에 따르면 아들은 소대원들과 함께 포상외박을 나왔다가 술에 취한 고참의 『군기 잡는다』는 폭행에 휘말려 죽음에 이르렀다.어느 부모나 잃은 자식을 생각하면 안타까움 말할 수 없겠지만 재원이는 정말 부모의 말을 거역해 본 적이 없는 착하디 착한 아들이었다. 언제나 해맑은 미소가 입가에서 떠나지 않았던 다정한 아들은 동생 재혁이에게도 좋은 형이었다. 동생의 냄새가 좋다며 잠잘 때는 언제나 동생의 손바닥을 자기 얼굴에 얹어놓고 잘 정도였다. 불쌍한 사람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던 장한 내 아들, 장례식날 영안실 앞마당 하늘에서 십자가 형상의 구름이 30분간 나타나 하느님이 데리고 갔다고 믿고 있다.

그래도 이제 불귀의 객이 되어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그 큰 공간을 무엇으로 어떻게 채우고 살아가란 말인가. 너무나 분하고 원통하고 한스러워 삶에 대한 의욕도 상실한 채 남은 가족들은 시름에서 헤어날 기력조차 없다.

군대폭력은 줄었다지만 일반 사병에게는 여전히 엄연한 현실로 존재하고 있다. 언제까지 남의 일로만 여길 것인가. 우리의 무관심 속에 지금도 우리 아들들이 상사의 쇠파이프에, 군홧발에 계속 죽어만 가는 이 비통한 현실을 국방장관, 군 지휘관 여러분들은 정말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묻고 싶다.

폭력으로 죽어 가는 우리 아들들 앞에 민주주의가 어떻고 인권이 어떻다고 논할 자격이 있는가. 근절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서는 군폭력 살인은 앞으로도 계속 일어날 수 밖에 없다. 우리는 아들을 죽인 가해자가 아닌, 폭력이 일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미워한다. 그래서 하늘에 있는 아들이 마음 아파할까봐 가해자를 용서해달라는 탄원서를 냈다.

군 지휘관 여러분의 깊은 반성을 촉구한다. 나의 사랑하는 아들 최재원 일병의 희생을 끝으로 이땅에서 군 폭력 살인은 영원히 사라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 땅의 부모들이 어떻게 마음놓고 아들들을 군대에 보낼 수 있겠는가.

/최상구 ㈜푸른나라식품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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