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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따로노는 담배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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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따로노는 담배정책

입력
1999.09.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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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피해를 이유로 국가와 한국담배인삼공사를 상대로 1억원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폐암말기 50대 외항선원 김모(56)씨의 「폭탄 소송」이 6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특히 재정경제부와 보건복지부 주변을 한바탕 달구었다.『흡연이 나쁘다는 사실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데 책임을 왜 정부에 돌리냐』(재경부) 『이번 소송을 계기로 흡연피해의 심각성이 새롭게 인식돼야 한다』(복지부)는 양 부처 관계자의 말을 따져보면 재경부는 흡연을 「권장」하고, 복지부는 「막는다」는 표현이 어울렸다.

재경부 관계자의 말대로 흡연이 건강에 해로운 것은 주지의 사실. 그렇다면 「담배정책」에도 일관성이 있어야 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아직도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는 「담배부과 건강증진부담금 인상」건이 정책과 현실의 모순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부담금을 관할하는 복지부는 청소년 및 여성의 흡연예방 취지에서 현재 갑당 2원인 부담금을 10원으로 인상키로 했으나 재경부에서 제동을 걸었다. 부담금이 5배로 오르면 담배인삼공사의 주식가치가 하락해 민영화에 걸림돌이 되고, 담뱃값 인상에 따른 수요감소로 이어져 세수확보에도 문제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안은 아직 법제처에서 심사중이지만 재경부 안인 8원인상이 확실시돼 복지부가 불만이다. 2원을 더 올려 270억원의 건강증진기금을 추가로 확보, 흡연예방사업을 벌이려던 계획에 큰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정책 혼선으로 폐암에 걸렸다는 소송을 당하면 정부로서도 창피한 노릇이다. 제2, 제3의 김씨를 의식하지 않더라도 국민건강과 관련한 담배정책을 한 길로 모을 때가 됐다.

김진각 기자

사회부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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