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피해 소송은 83년 미국에서 처음 제기된 이후 지금까지 막강 자본의 담배 메이저들과 피해자간 공방이 지리하게 계속되고 있다.첫 소송은 폐암으로 사망한 로즈 치폴론의 유족들이 리젯그룹을 상대로 제기했는데 1심에서 담배의 유해성을 고지하지 않은 점이 인정돼 40만달러의 배상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항소심에서 기각되어 대법원까지 올라갔고 유족들은 막대한 소송 비용을 댈 수 없어 소를 취하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주정부가 직접 흡연으로 인한 주민들의 의료비 청구를 제기하고 나서면서 집단 소송의 길이 열리고 개인 소송이 봇물을 이뤘다.
담배 소송은 그러나 지난해 11월 주정부와 메이저간의 대타협으로 또다시 「계란으로 바위치기」가 됐다. 미국 담배업계가 여러 주들에 담배피해 보상금 2,060억달러를 지급하는 대신 송사를 벌이지 않기로 합의한 것.
개인의 소송도 아직은 험난하다. 치폴론의 경우처럼 개인이 1심에서 승소하더라도 담배회사가 끈질긴 상소를 이어갈 경우 자본과 정보에 밀리는 개인은 손을 들고 마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 지금껏 미국에서 흡연자가 승소한 사례는 5건에 불과하고 이 가운데 2건은 상소심에서 뒤집혔다. 지금껏 담배 소송에서 최고액 승소 판결은 3월 오리건주의 폐암 사망자 가족에 대한 8,100만달러 보상 평결.
여기에다 집단소송 마저 힘들어지는 추세다. 지난 7월 플로리다주에서 흡연피해자 50만명이 담배업계를 상대로 2,000억달러(약 240조원) 상당의 집단 소송을 제기, 1심에서 승소했다. 그러나 3일 열린 항소심에서 법원은 흡연피해 소송은 집단 소송이 불가하다고 평결, 담배업계의 손을 들어줬다.
이동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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