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의 복권 당첨으로 돈더미에 파묻혔던 한 미국인이 10년만에 파산, 알거지가 됐다. 자동차 수리공이던 폴 쿠니(37)는 89년 봄 어머니가 사준 복권이 당첨돼 2,071만달러(245억원)의 거금을 거머쥐었다. 그는 우선 자신이 근무하던 자동차판매점을 사들여 상사와 동료들을 놀라게 했다. 도너츠 가게에서 점원으로 일하던 아내도 처음에는 『계속 가게에서 일하며 수수하게 살 것』이라고 다짐했지만 이내 가게를 그만두었다.하지만 방만한 경영이 거듭되면서 자동차판매점은 1년도 못가 문을 닫았다. 이어 과거의 명차(名車)를 사모아 수리한뒤 되파는 고급중고차 판매업을 시작했으나 이 또한 뜻대로 되지않았다. 단란했던 가정도 흔들리면서 결국 아내와 이혼, 당첨금의 3분의1을 위자료로 내놓아야했다. 두번째 아내와의 결혼 생활도 오래가지않았다. 자금 회전에 어려움을 느껴 얻어쓴 빚은 턱없이 높은 이자를 챙기는 불법적인 것이었다. 빚이 500만달러에 이른 그는 법원에 파산을 신청할 수 밖에 없었다.
담당변호사는 『큰 돈을 현명하게 쓰는 법을 알기까지는 세월과 고통이 수반된다』며 일장춘몽(一場春夢)의 교훈을 말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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