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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로씨] 형무서에서 마지막 고백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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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로씨] 형무서에서 마지막 고백 전문

입력
1999.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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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소가 눈앞에 다가오니 잠을 이룰 수가 없다. 귀국후 비행기 트랩을 내릴때는 우리 모시적삼에다 마고자, 고무신 차림으로 내리겠다…』7일 자유의 몸이 되는 권희로(사진)씨가 지난주 수감중인 후추(府中)형무소에서 후견인 박삼중스님에게 털어놓은 육성고백이 5일 공개됐다. 권씨는 또 「귀국후 어머니께 바치는 글」도 남겼다.

육성고백 요약

『나의 이름은 권희로(權禧老)인데 재판과정에서 검찰이 마음대로 김희로(金姬老)로 표기하고…, 내가 이를 시정할 때까지 재판이 지연되기도 했다』

『출소하면 옛날 어머니가 챙겨 주셨던 김치, 나물, 불고기가 먹고 싶다. 형무소앞 벤치에서라도 먹고 싶다』

『그동안 조기출소가 안된 것은 내 신변을 걱정했기 때문이라는데 그 이유는 누구보다 내 자신이 잘 알고 있다. 그 점에 대해 언젠가 소상히 설명하겠다』

『내가 싸우고 대항한 것은 일본과 일본인 전체가 아니라 약한 사람을 차별하고, 인권을 무시하고, 한국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개, 돼지 취급하는 부류와의 투쟁이었다. 지금도 그런 부류의 인간들이 있다면 다시 싸울 것이다』

『출옥후 한일양국간의 우호관계를 고려해 할말을 참고, 일본 정부나 국민들을 곤란케하는 독설은 삼가겠다』

『이곳 후추형무소는 나에게 많은 인간적 배려를 해줬다. 출소하면 기념사진이라도 찍고 싶으나 규정상 어려울 것 같다』

귀국후 어머니께 바치는 글

사랑하는 내 어머니 언제나 고향 부산을 그리워 하셨지요. 어머니, 여기가 조국 부산입니다. 여기 희로와 함께 서 계시는 바로 이 자리가 내 고향입니다. 당신이 태어나서 자란 이 땅에서 지금부터는 제가 살고자 합니다. 이젠 항상 같이 있겠어요. 이제는 아무 걱정하지 말고 편히 계세요.

도쿄=목상균기자

sgm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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