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해상분계선을 일방 선포한 지 사흘만에 남북긴장이 소강상태로 접어들고 있다. 우리측은 4일까지 북한이 미미한 수준의 해상병력을 증강했을 뿐, 우려할만한 군사동향이 포착되지 않자 북측의 최종적인 의도를 분석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로선 북측이 직접적인 무력행사에 나설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게 군의 대체적인 판단이다.이같은 판단의 근거는 6월 연평해전에서 무기체계의 세대차를 절감한 북한군부가 섣불리 군사행동을 감행하기는 어렵다는 것. 물론 유도탄정과 실크웜미사일 등 「위협적인 카드」가 있지만 도리어 이를 봉쇄당할 가능성이 높아 북한군부가 신중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우리 어선을 나포하는 것도 쉽지 않다. 북한함정은 해군 레이더와 미군 군사위성에 의해 손바닥 보듯 감시당하고 있고, 이목이 쏠린 서해에서 비인도적인 행위를 했을 경우 받을 국제적인 비난이 부담스러울 것으로 우리 군은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은 군사충돌보다 방송 등을 통한 선전공세와 NLL을 넘지 않는 선에서 우리 측을 자극할 것이라는 게 군의 예상이다. 긴장상태를 계속 이어가면서 협상카드의 실효성을 높이고 내부 결속을 다지는 것이 북한의 본래 의도이기 때문이다.
우리측 전투기가 대응발진해야 하는 전술조치선을 넘나들거나 NLL인근에서 함정의 무력시위를 벌일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또 9월중순부터 10월말까지 꽃게잡이 어선을 간헐적으로 NLL이남으로 내려보내는 신경전도 예상된다.
합참은 『북한은 군이 여론에 밀려 강경대응에 나서도록 유인하고 있다』며 『냉정한 대응이 북측 전술에 말려들지 않는 최선책』이라고 밝혔다.
정덕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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