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신부전 환자들의 「생명연장」도구로 불리는 혈액투석(透析)이 비전문가들에 의해 멋대로 시술돼 합병증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신장내과 전문의가 없는 병·의원들이 최근 진료비의 전액 감면·할인 혜택을 내걸면서 마구잡이로 환자를 유치하고 있어 단속이 시급하다.4일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 등에 따르면 전국 만성신부전 환자 10만여명 가운데 2만여명만이 전문의료진을 갖춘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 인공심장실에서 혈액투석을 받고 있고, 나머지 8만명 가량은 1회당 13만원 가량의 진료비를 감당할 수 없어 의원급 병원을 찾고 있다.
서울 서초구 A병원과 강서구 B의원의 경우 지난해부터 흉부외과 의사와 간호사가 버젓이 인공투석을 하고 있는 것으로 의협 조사결과 밝혀졌다. 경기 부천 S, J병원, 대전 S, 충남 논산 P병원 등 비전문가 투석시술이 확인된 사례만 전국에서 20여개 병·의원에 이른다고 의협은 밝혔다.
이에 따른 피해도 이날까지 의협에 30여건의 신고가 접수되는 등 급증하고 있다. A병원에서 2개월가량 인공혈액투석을 받은 김모(54·서울 서초구 잠원동)씨는 1일 심혈관 및 뇌혈관 합병증을 일으켜 대학병원으로 옮겼으나 상태가 좋지않다. 김씨는 『진료비를 절반 깎아준다고 해 병원을 찾았으나 간호사가 투석을 맡았다』고 말했다.
병·의원들이 미구잡이 투석을 계속하는 것은 환자들에게 진료비를 받지않거나 감면해주는 대신 투석횟수를 늘리고 병리검사를 조작하는 등의 수법으로 보험료를 과다 청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의협측은 보고 있다.
혈액투석은 1주일에 2-3회, 1회 투석시간이 5-6시간 소요돼 세균이나 불순물감염방지가 필수적이며, 내과전문의라 하더라도 신부전 환자를 진료한 경험이 없으면 오진(誤診) 확률이 매우 높다.
/김진각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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