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타의 벽을 넘어라」.21세기 아시아 최고의 스타를 넘보는 「라이언킹」이동국(20·포항)에게 떨어진 숙명의 과제다. 21세기 한·일축구를 이끌 이동국과 나카타(22·페루자)가 7일 도쿄국립경기장서 신세대스타의 자존심을 걸고 맞대결한다. 이번이 첫대결이지만 사실상 2002년 월드컵의 예비고사 성격을 띄고 있어 서로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가 될 전망이다.
이동국과 나카타는 닯은 꼴이다. 두 선수다 고교를 졸업하고 프로에 직행, 성공한 케이스인데다 나카타가 이미 유럽무대에서 성공했고 이동국의 마지막 목표도 유럽진출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뒤늦게 올림픽대표팀에 합류한 이동국은 일본전에 관한한 자신감에 차있다. 지난해 10월 태국에서 벌어진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일본과 두차례 맞붙어 모두 이긴 바 있는 「극일파」이기때문이다. 특히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보여준 왼발 터닝슛은 일본 축구관계자의 입을 딱 벌어지게 만들 정도였다.
185㎝ 80㎏의 이동국은 파워 넘치고 선이 굵은 플레이로 찬스에 강한 면모를 보이며 대포알 슈팅이 일품이다.
한편 트루시에(44)감독이 지난달 휴가를 이용해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 A 페루자클럽을 찾았다. 단지 나카타 히데토시(22)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트루시에 감독이 한국을 꺾기 위해서는 나카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 직접 구애에 나선 것. 트루시에 감독의 구애를 받아들인 나카타는 21세기를 이끌 일본 축구의 영웅.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선정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던 그는 이탈리아 페루자에 입단해 10골을 잡아내며 자신의 진가를 과시했다.
175㎝ 67㎏의 플레이메이커인 나카타는 일본대표팀의 전술이 그를 중심으로 움직일 정도로 팀내 비중이 절대적이다. 오노 신지(20·우라와 레즈)와 야나기사와(22·가시마)가 빠졌음에도 한국전 필승을 자신하는 트루시에 감독의 마음속에는 나카타가 있기에 가능했다. 탁월한 경기운영과 폭넓은 시야, 송곳같은 패스에다 간간히 터트리는 중거리 슈팅이 위협적이다.
한일 축구의 운명을 어깨에 짊어진 두 신세대스타의 자존심싸움에 벌써부터 양국의 축구팬들이 숨을 죽이고 있다.
여동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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