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당 110엔의 벽을 허문 엔고(高)에 일본의 수출기업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엔고로 수익이 크게 감소하리라는 도쿄(東京)증시의 우려와 달리 일본의 수출기업은 「1달러=109엔」 수준의 환율에는 충분히 버틸 수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2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20개 주요 기업이 상정한 올 하반기의 실효 환율은 달러당 115엔으로 현재보다 달러당 5엔이 높았다. 따라서 현재의 환율은 기업에 커다란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올 상반기 엔화가 당초 상정했던 것보다 낮은 가치를 보인데다 일부 제품의 수요가 기대 이상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수출기업은 현재 이상의 급격한 엔고가 없는 한 충분히 버틸 여력이 있으며 오히려 수익이 늘어날 수도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달러당 엔화의 가치가 1엔 오를때마다 연 100억엔의 수익이 감소하는 혼다(本田)자동차의 경우 상반기 예상환율을 달러당 115엔으로 잡았으나 실제 환율은 평균 117엔선이었다. 때문에 엔고로 인한 하반기의 수익 압박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리코의 경우는 구미국가들로부터 디지털 복사기 주문이 크게 늘어나 국내 생산부문의 조업율이 높아져 엔고 부담을 덜고도 남을 것으로 보인다.
소니의 한 간부는 『수익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엔고의 수준이 아니라 엔고의 진행 속도』라고 밝혔다. 비용 절감·시장 개척 노력으로 환율 변동에 내성(耐性)을 갖춘 일본 기업의 자신감을 드러내는 말이다.
도쿄=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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