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17일 터키 마르마라지역에서 일어난 지진으로 4만여명의 사상자와 100억달러 이상의 재산피해가 났다.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엄청난 피해상황이 알려지면서 세계 각국은 구호의 손길을 보냈다. 우리는 7만달러의 정부 무상지원과 함께 17명으로 구성된 119구조대를 현지에 급파했다.또 우리 국민과 민간단체는 생필품과 의료품을 적극 지원하고 모금운동도 폈다. 우리가 구조대를 해외에 파견하고 우리 국민의 온정이 해외의 재해에 표출되기는 이번이 처음 아닌가 생각된다.
그러나 우리 정부의 지원액수가 적다거나, 구조대가 늦게 파견됐다든가 하는 지적도 있었다. 일본이 지진 초기에만 100만달러를 지원한 것과 비교하면 우리의 지원액수는 창피할 정도다. 그러나 미국은 처음에 2만5,000달러를 지원하고 피해가 엄청난 것으로 파악되면서 5만달러를 추가했다. 국제사회에서 각 정부가 지원하는 원조규모는 그 의미가 적다고 할 수 없겠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일본은 해마다 약 1,000억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하기 때문에 해외원조기금 규모도 우리의 50배인 연 93억6,000만달러에 이른다.
우리는 국제사회에서 우리가 한 일을 우리 스스로의 잣대로만 평가하는 경향이 있으나 이 기회에 국제사회의 기준으로도 우리가 한 일을 평가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최초로 해외에 파견한 119구조대의 구조활동은 TV를 통해 생생하게 방영됐고 이를 바라보는 터키국민과 외국인들은 한국국민의 따뜻한 애정을 기억할 것이다.
앞으로 지진피해 복구작업에 한국기업이 참여하면 이들에게 큰 박수를 보낼 것이다. 우리가 한 일의 파급효과는 갈수록 커질 것이다. 따라서 이런 점을 우리 스스로 낮게 평가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이번 119구조대 파견은 우리의 국가경쟁력을 전반적으로 높이는데 큰 기여를 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노력이 일과성이 아니라 앞으로 계속돼 국제사회에서 한국과 한국인의 이미지를 고양하고 우리기업, 우리 상품의 해외진출에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장철균· 외교통상부 공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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