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를 비롯한 방송 관계자들로부터 상당수 탤런트 코미디언 성우 등 연예인들이 방송 출연과 관련, 금품 및 성(性) 향응 요구를 받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한국 방송연예인노동조합(위원장 이경호)이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연예인 404명을 대상으로 7, 8월 두달간 실시한 「연예인 의식 및 실태조사」 결과다. 캐스팅과 관련, 금전적 요구나 제의를 받은 연예인이 28.6%에 달했고 찬조 출연이나 기부를 요구받았다는 사람은 24.7%였다. 성적 요구나 제의를 받은 연예인도 12.9%로 조사됐다. 한 여자 탤런트는 『몇 년 전 국장에게 성적 제의를 받았으나 거절한 이후 국장이 담당한 프로에 출연을 못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요구를 받은 연예인 중 「거부할 수 없었다」(55.9%)고 답한 사람이 「거부했다」(35.5%)는 사람보다 훨씬 많았다. 또한 79.9%가 캐스팅과 관련된 제의를 거절할 경우 배역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방송 출연과 향응 제공이 여전한 병폐로 지적됐다.
캐스팅과 관련, 부당한 요구를 한 사람은 담당 PD가 37.8%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매니저·브로커(18.3%), 방송사 고위관계자(7.3%), 방송사 직원(5.2%),작가(4.3%) 순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방송사·연출자·노조가 참여하는 캐스팅위원회를 신설하자는 안에 대해 연예인의 86%가 찬성했고 반대는 13.9%였다.
PD의 도덕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도덕성이 뛰어나다」라고 답한 연예인은 7%에 불과한 반면 「미흡하다」고 답한 사람은 58.8%였다. 또한 PD의 연출 기획력에 대해서는 「미흡하다」(23.4%)와 「그저 그렇다」(57.5%)는 의견이 「뛰어나다」(18.8%)는 의견보다 훨씬 많았다.
방송 연예인 중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는 박근형(3.5%)이 1위로 꼽혔고 다음은 김혜자(3%), 임동진(2.2%), 유인촌(2%), 배한성(1.7%), 배삼룡(1.7%), 최불암(1.7%), 이홍렬(1.7%), 고두심(1.5%) 순으로 조사됐다. 직업에 대한 만족도에 대해서는 「만족한다」(37.7%)와 「불만족스럽다」(40.6%)는 의견이 비슷했다.
1월부터 5월까지 광고 출연을 제외한 순수 방송수입에 대해서는 501만원 이상이 23.6%로 가장 많았고 다음이 401만~500만원(10.5%), 201만~300만원(10.5%), 1만~50만원(8.3%), 151만~200만원(6.2%), 301만~400만원(6%), 51만~100만원(5.7%), 101만~150만원(5.3%) 순이었고 수입이 전혀 없었다고 답한 사람도 24%에 달했다.
이러한 조사 결과에 대해 한국방송프로듀서협회 정길화 회장은 『정확한 조사결과를 파악하고 이와 관련된 진상조사가 이뤄진 뒤 조만간 협회 차원의 공식입장을 밝히겠다』 고 말했다.
배국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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