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인도네시아계 민병대가 동티모르 주도 딜리시에서 무차별 사격을 가하는 등 독립 찬반투표가 끝난 동티모르에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유엔 관계자들은 1일 붉은색 베레모를 쓴 민병대원들이 딜리시의 유엔선거감시단(UNAMET) 본부 주변을 봉쇄한 채 약 1시간 동안 독립지지파들을 향해 무차별 사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이에앞서 동티모르의 독립을 반대하는 단체 아이타라크 소속으로 민병대는 이날 31일 딜리에서 사망한 대원의 장례식을 치른 직후 독립파와 UNAMET 본부 주변에서 투석전을 벌이며 충돌했다. 당시 UNAMET 본부 건물과 주변에 있던 유엔 관계자와 취재진 200여명은 건물안으로 대피해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병대원들은 또 취재진이 탑승한 택시에도 사격을 가하고 인근 건물과 가판대 등 곳곳에서 방화도 일삼았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지난달 30일 평화적으로 끝난 동티모르 독립찬반 투표의 개표작업이 진행중인 가운데 발생한 이번 사건으로 독립찬반 양측간 유혈충돌의 재발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이와함께 총검으로 무장한 일부 민병대는 유엔 관계자와 현지 주민들을 위협하며 곳곳에서 공포분위기를 조성했다. 또 딜리의 공항과 항구, 인도네시아 영토인 서티모르와의 접경 등을 봉쇄해 독립을 지지하는 동티모르 주민들의 탈출을 차단했다.
이와관련, 데이비드 윔허스트 UNAMET 대변인은 『전체적으로 매우 우려할 상황이지만 인도네시아 치안당국은 상황을 통제할 능력이 없어 보인다』고 비판한 뒤 『이제는 모든 사람들이 무기를 내려놓을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독립 반대 조직들은 UNAMET가 동티모르 주민들에게 인도네시아로부터 이탈할 것을 부추겼다고 비난하며 독립 지지파들과의 평화 및 화해를 거부하고 유엔중재단과의 면담도 거절했다.
딜리 외신=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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