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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마우스 푸시' 인플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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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마우스 푸시' 인플레이션

입력
1999.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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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스 푸시(Mouth-Push) 인플레이션」이란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94년 물가정책을 총괄하던 모 경제부총리가 『공공요금을 현실화하겠다』는 발언을 한 이후, 소비자물가 전체가 뜀박질하는 모습을 보이자 「비용(Cost-Push)」도, 「수요(Demand-Pull)」도 아닌 정책책임자의 「말(입)」때문에 물가가 오르게 됐다는 것을 빗댄 얘기였다.강봉균(康奉均)재정경제부장관이 지난달 31일 기자간담회에서 「공공요금 현실화」얘기를 꺼냈다. 비록 대상을 「원가미달 공공요금」으로 국한지었고, 『경영합리화로 흡수할 인상요인은 최대한 흡수토록 하겠다』란 말도 곁들였지만 어쨌든 결론은 「공공요금을 올리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것이었다.

잘못된 얘기는 하나도 없다. 과도한 가격규제로 공공요금체계의 왜곡이 심화할 경우 서비스의 질이 저하되고, 결국은 국민부담으로 귀착된다는 사실도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그러나 과연 이 시점에, 꼭 「말」로써 당위성을 설파할 문제였는가는 냉정히 짚어봐야 한다. 물가파장효과가 가장 큰 기름값이 계속 오르는 시점, 주거안정과 직결된 전세값이 폭등하는 시점, 더구나 추석을 앞둔 시점에 민간요금 선도기능을 갖는 공공요금 현실화를 왜 얘기했는지 알 수 없다.

정책당국자의 말은 시장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 시장효과 때문에 발언은 치밀하고 신중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공공요금 현실화 발언은 그 의도가 무엇이든, 시장에서 「요금인상채비」신호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마우스 푸시 인플레이션」현상을 또다시 목격하게 될까 걱정스럽다.

경제부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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