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김정치 청산기치를 내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와 재건작업이 진행중인 민주산악회(민산)의 실무 총책임자로 내정된 강삼재(姜三載)의원이 1일 오전 당사 총재실에서 30여분간 독대했다. 이날 아침 당무회의에서 이총재가 강의원에게 따로 만나자는 쪽지를 넣어 이루어진 만남이다.이총재가 먼저 말문을 열었다. 『민산을 만들면 반(反)DJP 전선이 흐트러진다. 동기는 순수할지 모르나 결과적으로 당 분열의 우려가 있다. 민주계 의원들의 민산가입은 자제돼야 한다. 당을 사랑하는 강의원도 민산재건 실무책임을 맡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투는 부드러웠으나 내용은 단호했다.
강의원의 대응도 엇비슷했다. 『민산재건은 결코 해당행위가 아니다.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들겠다는 게 아니라, 반 DJP 투쟁을 돕자는 것이다. 민산재건이 어떻게 해서 신당창당으로 등식화했는지 모르지만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또 내가 실무책임을 맡은 이상 민산이 그런 방향으로 가도록 내버려두지도 않을 것이다』
강의원은 이총재가 끝내 민산활동을 만류하자 자리를 물러날 즈음 『저를 출당시키시죠』라고 농을 했다. 이총재는 웃음으로 받아 넘겼지만, 듣기에 따라선 대단히 뼈있는 한마디였다.
강의원과 이총재측은 서로 『이총재가 우려하는 게 무엇인지 직접 들었고, 이총재도 (나의) 충정을 알았을 것』『그동안 언론을 통해 간접적으로 입장만 전해듣다가 처음 얼굴 마주 봤다는 데 의미가 있지 않겠느냐』고 가급적 마찰계수를 줄이려 했으나, 더이상은 메우기 어려운 양측의 간극이 이날 회동으로 공식확인된 셈이었다.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과 민주계 의원들은 2일 홍인길(洪仁吉)전의원의 모친상 조문을 위해 대거 거제를 방문할 예정인데다, 3일 저녁에는 상도동에서 민주계 중진 만찬회동이 계획돼 있어, 이총재의 「통첩」과 관련한 민주계의 향후대응에 예각의 시선이 쏠리게 됐다.
홍희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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