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밤의 꿈과 99스트레스 굿9월은 야외 무대가 연다. 고전과 전위, 극과 극의 두 무대. 서울시 뮤지컬단(단장 이종훈)이 「한여름 밤의 꿈」으로 잠을 빼앗고, 심철종 퍼포먼스 제작소의 「99 스트레스 굿」은 파격의 한마당으로 넋을 뺀다.
요정의 왕과 왕비, 장난꾸러기 요정, 그리고 큐피드의 화살을 맞은 연인들…. 셰익스피어의 「한여름밤의 꿈」을 동서고금의 음악과 춤으로 호사스럽게 옷 입혀 서울시 뮤지컬단이 몰라보게 바꿔 놓았다.
세종문화회관 뒤 광장 분수대는 두께 20㎜ 투명 아크릴 판이 깔려, 그대로 10평의 무대가 된다. 분수대 안 무지개빛 조명을 받고 영롱하게 부서지는 물줄기의 광선 효과는 사이키델릭 조명으로도 따르지 못 할 바. 분수대 무대 전체를 조명탑이 비춘다.
고대 그리스의 시공을 우리 시대로 데려 온다. 원래의 시적 가사를 우리 시대 말로 바꿨다. 배우들의 춤은 힙합 등 현재의 춤사위 또는 전통 무용에서 따왔다. 또 한국의 전통 음악에 기반한 창작 록 음악을 서울 그랜드 팝스에서 뽑은 여섯 멤버가 연주한다.
걱정이 있다면 갑자기 비라도 쏟아져 공연이 정말 꿈으로 돼 버리지나 않을까 하는 것. 그럴 경우, 비가 긋기를 비는 수밖에. 7월 제복을 벗고, 민간 법인으로 거듭난 세종문화회관의 첫 뮤지컬이다. 땅거미가 내리고 난 오후 7시 30분부터 1시간 40분 동안 매일 공연한다. 9월 7~16일까지 (02)399_1669
심철종 퍼포먼스 제작소의 「99 스트레스 굿」은 자동차에서 펼쳐지는 한 바탕 굿 놀음. 한여름 밤의 파격이다. 무용·음악·영상 등 매체를 동원, 16년째 실험 연극의 고삐를 죄고 있는 심철종(39)씨가 박수무당. 배우(8명), 록 밴드, 무용단, 풍물패 등과 함께 출연한다. 4대의 트럭 짐칸이 무대, 70개의 횃불이 조명 세트. 폐차 직전의 트럭 7대가 분위기를 돋운다.
심씨의 서문 낭독으로 굿은 시작한다. 우리 시대 언어 변질과 대기 오염이 주제지만, 『아아아 신창원 들어가지 않아야 될 교도소에 들어갔다』 등 컴퓨터 통신상에서 갓 건져 올린 문장은 한밤중 도깨비 방망이들이다.
하드코어 밴드 삼청교육대가 「바나나」 「개들」을 부르는 등 파괴적으로만 비칠 수도 있는 무대다. 심씨는 『그러나 굿을 통해 맺힌 것을 풀자는 한판』이라 강조한다. 차에게 뺏겨버린 공간을 되찾기 위해 출연자와 관객이 함께 터를 밟아 다지는 터벌림춤이 대미. 9월 10~12일 오후 7~8시 심씨의 서울 마포구 서교동 씨어터 제로 사무실 앞 1,000평의 노상 주차장에서 펼쳐진다. (02)338_9240~1
장병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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