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초등학교 2학년인 외동아이가 나에게 문제를 세 개 내겠다는 것이다. 감자가 엄마에게 『나 감자 맞아』라고 물었더니 엄마 감자가 『당근이지』이라고 대답했다는 것이 첫번째다. 당근이라는 말은 요즘 유행하는 말로 당연하다는 뜻이라는 것도 아이를 통해 처음 배웠다.아이는 다시 감자가 할머니에게 『감자 맞아요』했더니 『오이야(오냐)』했다는 유머까지 들려주었다. 듣고보니 감자가 오이가 된 것이다. 끝으로 감자가 탤런트 최불암할아버지에게 『할아버지 저 감자 맞아요』라고 물었더니 『파(특유의 웃음소리)』라고 한 것이 3탄이라고 한다.
아이는 『재미있죠』라며 웃음을 터뜨렸고 나도 재미있어 즐겁게 웃을 수 있었다. 아이에게 『어디서 그런 이야기를 들었느냐』라고 물었더니 친구들에게 들었다고 했다. 초등학교 학생들 사이에도 서로간에 웃음을 주고 받는 유머가 있음을 알았다. 아이의 유머를 남편에게, 또 내 직장 동료들에게 전해주면서 작은 미소와 웃음들이 번져갔다. 이 과정을 보면서 IMF시대를 살아가는 가정이나 직장에서 너무 웃음이 없어져 각박해진 삶을 살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벼운 유머는 웃음을 잃어버린 가족간 대화의 실마리가 되거나 삭막하다면 삭막한 직장 내에서 화합과 인화의 실마리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 미국 굴지의 기업에서는 아침 회의 시작 전에 유머 전문가를 불러 중역과 직원들에게 웃음을 유발시켜 하루의 시작을 즐겁고 가벼운 마음으로 만든다고 한다. 웃음과 같이 시작된 하루는 작업 능률을 올릴 뿐만 아니라 상하간의 화합에도 큰 몫을 한다고 한다.
가정이나 직장내의 가벼운 유머는 가족간 대화와 직장 동료가 혹은 상하간의 단결을 이끌어내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이명자·부산 동래구 낙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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