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멀티미디어 퍼포먼스 그룹 덤 타입(Dumb Type)의 퍼포먼스 「그들이 살아가는 방법」(How They Get The Way They Are)이 아트선재센터 지하 소극장에서 10일 오후 7시에 펼쳐진다. 덤 타입은 성(性), 동성애, 인종, 민족성 등 우리 시대의 실존적, 철학적 문제를 디지털 언어로 표현해 온 세계적 퍼포먼스 그룹. 국내에서는 초연이다.타자(他者), 죽음, 사랑, 섹스 등 인간 사회의 영원한 질문들을 테크놀로지를 이용, 신비스런 영상과 음향에 담아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변환시켜 보는 자리이다. 물론 그들은 말로 표현하지는 않는다. 덤(Dumb: 말을 하지 않는) 타입이니까. 대신 그들은 공동작업과 테크놀로지의 사용을 방법으로 택했다.
84년 교토 시립 예술대학에서 연극, 무용, 디자인, 미술, 음악, 건축을 공부하는 일본 학생들을 주축으로 결성된 덤 타입이 명성을 얻기 시작한 결정적 계기는 리더였던 후루하시 테이지(古橋悌二)의 에이즈 감염과 사망. 92년 후루하시의 에이즈 감염을 계기로 덤 타입은 에이즈, 동성애, 인종, 민족성 등 사회성 짙은 문제에 대한 「강요된 정체성」을 퍼포먼스나 설치작업 등을 통해 고발해왔다. 후루하시는 95년 브라질에서 퍼포먼스를 벌이던 중 사망했다.
덤 타입은 이번 퍼포먼스에서도 이러한 예민한 주제들을 독특한 몸의 언어로 풀어낼 예정. 또 전시장 2층엔 사랑과 섹스, 사랑과 죽음, 죽음과 섹스, 섹스와 돈, 죽음과 돈, 사랑과 돈, 섹스와 삶, 삶과 돈 같은 주제들을 3m길이의 스크린에 담은 설치작업 「사랑/섹스/죽음/돈/인생」도 선보인다. 속도, 진동, 색채를 사용해 이러한 문자들이 화면 위로 움직이면서 변화하도록 프로그래밍돼있다. 예술의 진보란 무엇인지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사색해 볼 수 있는 자리. 10일부터 10월 31일까지 서울선재아트센터에서 개최되는 「팬시 댄스_90년 이후의 일본 현대미술전」의 부대행사로 마련됐다.
/송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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