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니아의 세르비아계 육군참모총장인 모미르 탈리치(57)가 25일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에서 전격 체포됐다. 92~95년 당시 보스니아 내전에서 인종청소 범죄를 저지른 혐의다.탈리치 장군은 유엔의 구 유고 전범재판소(ITCY)에 의해 올해 3월 비밀리에 기소됐으나 이 사실을 모른 채 빈에서 열리는 보스니아_헤르체고비나의 긴장완화를 위한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공항에 도착했다가 체포된 것. ITCY의 루이즈 아버 수석검사는 탈리치가 세미나에 참석한다는 정보를 입수, 오스트리아 당국에 체포를 요구했다면서 현지 법원의 심사 절차를 거쳐 그의 신병을 인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스니아 내전과 관련, 지금까지 체포된 최고위급 전범인 탈리치는 내전 당시 보스니아 북부지역에 살던 크로아티아계 및 회교도 주민 10만명을 강제추방하면서 테러를 자행하고 수백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범재판소는 탈리치와 함께 당시 이 지역의 인종청소를 주도한 라디슬라브 브르자닌도 체포한 상태. 보스니아내 세르비아계 공화국인 스르프스카의 부총리인 브르자닌은 지난달 6일 보스니아에서 체포돼 헤이그로 신병이 인도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전범혐의가 인정될 경우 종신형까지 선고받을 수 있다.
탈리치의 체포사실이 전해지자 미 백악관과 국무부는 즉각 환영한다는 성명을 발표했으나 보스니아내 세르비아계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밀로라드 도디크 스르프스카공화국 총리는 『앞으로 세르비아인은 해외여행도 마음대로 할 수 없게 됐다』며 ITCY의 비밀 기소조치에 분통을 터뜨렸다.
박정태기자
jt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