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청문회에서 옷 로비의혹이 해소되지 않음에 따라 결국 특별검사제를 통한 재수사가 불가피해 졌다. 청문회를 거치며 진상규명을 위한 「재료」들은 대부분 나왔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그러나 옷값 대납로비의 실재여부 호피무늬코트 거래의 뇌물성 여부 및 전달·반환 경위 김태정(金泰政)전검찰총장 부인 연정희(延貞姬)씨의 수사기밀 유출여부 검찰·사직동팀의 사건은폐 여부 등의 핵심사안들은 여전히 명쾌하지 않다.
특별검사가 우선적으로 밝혀야할 대목은 옷값대납요구 여부. 신동아그룹 최순영(崔淳永)회장 부인 이형자(李馨子)씨는 강인덕(康仁德)전통일부장관부인 배정숙(裵貞淑)씨로부터 2,200만원의 옷값 대납요구를 받았다고 증언했으나 배씨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또 이형자씨 3자매는 98년18일에서 19일 사이 라스포사 정일순(鄭日順)사장으로부터 3차례 전화통화로 옷값대납요구가 있었다고 했으나 정사장은 19일 한차례 이씨에게 전화해 최순영회장의 회갑축하 난화분 보내는 문제를 상의했을 뿐이라고 부인했다.
따라서 특별검사는 당사자들간의 전화통화기록을 제출받아 이 부분의 진위를 가려야 한다.
연정희씨가 최회장에 대한 수사기밀 등을 흘리며 이형자씨로부터 옷로비를 유도했다는 의혹도 보다 명쾌히 밝혀져야 할 대목. 물론 이번 청문회에서 연씨가 이형자씨의 안사돈 회사인 항공화물회사를 갈갈이 찢어버리겠다고 협박했다는 것은 원천적으로 성립할 수없는 얘기임이 드러나긴 했다.
연정희씨가 언제 호피코트를 입어봤으며 문제의 코트가 언제 어떻게 연씨의 집으로 배달돼 언제 반품됐는지를 놓고 이번 청문회에서 한때 논란이 벌어졌으나 어느정도 정리가 됐다. 연씨측은 당초 진술과는 달리 12월19일 라스포사에 옷을 입은 사실을 새롭게 인정했으나 자신의 차로 라스포사에 가지않았기 때문에 배달된 일자는 26일이 맞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하지만 연씨의 승용차에 코트를 실어주었다는 라스포사의 종업원 등의 조사를 통해 이 부분을 보다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현재 이 종업원은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또 정일순씨가 사직동팀조사이후 분실했다는 라스포사 판매장부를 찾아내는 것도 필요하는 지적들이다.
이밖에 특별검사는 사직동팀과 검찰의 축소수사여부를 가리기 위해 이들 기관의 수사기록을 반드시 확인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이태희기자
taehee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