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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나들이] 인사동, 살아있는 거리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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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나들이] 인사동, 살아있는 거리 박물관

입력
1999.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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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찌든 피로를 문화의 향기로 풀어보자. 안온한 분위기속에 우리 고유의 정취가 물씬 풍기며, 모여든 각계각층의 사람들로 생동감마저 느낄 수 있다. 서울 종로구 안국동로터리에서 종로방향으로 뻗어있는 길이 690m 너비 20m의 도심치곤 다소 좁은 골목길. 흔히 「살아있는 거리박물관」으로 불리는 인사동길이다.이 거리는 나이와 성별, 직업 취미따위는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멋스런 분위기를 맛보게 한다. 엘리자베스 영국여왕이 다녀갈 정도로 서울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당당한 명승지로 자리매김했다. 97년 차없는 거리로 지정된 이후 평일 2~3만, 주말·휴일이면 7만여명의 인파가 인사동길을 가득 메운다.

지하철 3호선 안국역에서 내려 로타리로 접어드면 필방의 먹냄새가 진하게 풍겨온다. 인사동길의 시작을 후각으로 감지할 수 있다.

서울 전체의 골동품점중 41.5%, 화랑 38.8%, 필방 91.8%, 표구점 32.6%가 빼곡하게 모여있고 전통음식점 전통문화업소도 수백곳이 있다.

길따라 내려가면 좌우측에 「가나아트숍」「승문각」「학고재」「토토의 오래된 물건」등의 화랑 고서적전문점 골동품가게 등을 차례로 만나게 된다. 처음부터 구경에 욕심낼 필요가 없다. 창가에 전시된 물품만 대충 구경해도 완주(?)하려면 한나절 이상 걸리기 때문이다. 머리를 치켜들면 인근 화랑에서 열리는 각종 전시회 현수막들이 나붙어 있다. 거리산책과 더불어 미술품을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다는 것도 인사동나들이의 독특한 매력이다.

250㎙가량 내려오면 수운회관 방면으로 나가는 작은 로타리를 접한다. 전통가옥으로 개조한 「경인미술관」에 들러 앞마당 찻집에서 잠시 쉬어가도 좋다. 신세대라면 옛 학교교실로 꾸민 「학교종이 땡땡땡」같은 카페가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곳곳에 전통한식집부터 신세대 취향의 레스토랑 등 각종 음식점이 널려 있어 서구화된 어린 자녀들의 입맛을 굳이 걱정할 필요도 없다.

다시 남쪽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우리옷」「광주요」「고미술품인」 「호고당」 등 이름만 들어도 역사탐방로같은 고풍스런 느낌이 드는 가게들이 줄지어 있다.

중간중간 거미줄처럼 뻗어있는 골목길이 오히려 옛 멋을 고이 간직하고 있는곳들이 많다. 서로 연결돼 있어 어느 길을 선택해도 다시 주 도로로 나올 수 있다. 빌딩숲속에 가린 옛 한옥집을 감상하기에도 좋다.

낙원상가로 향하는 2차 로터리까지 내려오면 인사동길은 막바지에 이른다. 종로거리에서 밀려올라온 신세대 카페들과 전통 상가가 혼재돼 있어 거리의 끝부분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인사동은 원래 고서적 전문점과 골동품 전통공예품 판매점이 즐비했던 곳. 신식 화랑이 하나 둘 들어선 70년대 이후에는 「종합미술지역」의 풍모를 더했고 90년대 들어 길가에 팬시상품 액세서리 등 대중물품 판매상들과 전통 찻집, 주점 군(群), 카페와 레스토랑들이 하나 둘씩 생기면서 지금의 모습으로 변했다. 신구(新舊)가 공존하는 새로운 인사동문화가 연출되고 있다. 인사동 고유의 색깔이 상업주의 물결에 바래진 것같아 아쉬워하는 이들이 많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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