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할머니] 황혼이혼 승소

『평생을 봉건적이고 권위적인 방식으로 가정을 이끌어온 남편에게 혼인파탄의 책임이 있다』지난해 법원의 「해로(偕老)판결」로 황혼이혼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70대 할머니가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A(71·여)씨가 남편 B(91)씨를 만난 것은 57년. 사채업을 하던 B씨는 그러나 결혼직후부터 무조건 순종을 강요했고, A씨가 말대꾸라도 하면 가차없이 불호령을 내렸다. 의처증도 심해, A씨의 바깥출입도 못하게 했다. A씨는 95년 이혼소송을 냈다 도중에 포기하기도했다. 그러나 B씨의 독선은 계속됐고, 지난해 5월에는 A씨와 한마디 상의없이 시가 15억여원대의 부동산을 모대학 장학금으로 기탁했다. A씨는 다시 이혼소송을 제기했으나 지난해 서울가정법원은 『화해하고 해로하길 바란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특별8부(재판장 황인행·黃仁行 부장판사)는 25일 『두사람은 이혼하고 남편 B씨는 위자료 5,000만원을 지불하고, 현금 3억원과 부동산의 3분의 1지분을 A씨에게 이전하라』며 할머니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미 한차례의 이혼소동에도 계속 억압적인 생활방식을 강요한 만큼 B씨에게 파탄의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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